[메아리] 박상준 논설실장·대기자

최근 청주시청에선 흔치않은 광경이 벌어졌다. 수많은 사람들이 복도에 긴 줄을 서는 북새통을 이루고 순서를 기다리기 위해 두툼한 옷차림과 침낭과 담요 등을 소지해 추운 겨울밤을 지샌 사람들도 있었다. 선착순으로 제공하는 파격적인 전기자동차(이하 전기차) 지원금을 받기위해 몰려든 사람들이었다. 전기차가 어느새 우리 곁에 왔다는 것으로 실감할 수 있는 사례다.

전기차하면 떠오르는 기업이 있다. 미국 테슬라모터스(이하 테슬라)다. 테슬라는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에 비하면 사이즈가 작다. 하지만 전기차 개발에 올인해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흔든 강력한 진원지다. '테슬라'라는 사명은 물리학자이자 '전기의 마술사'로 불리는 니콜라 테슬라에 대한 '오마주'다. CEO인 일론 머스크는 군수산업으로 떼돈을 벌어 아이언맨 수트를 만든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테슬라의 실제 주인공이다. 테슬라가 이르면 오는 5월부터 최고급 스포츠세단인 '모델S90D'를 앞세워 국내시장에 상륙한다.

테슬라의 국내진출은 전기차 시장의 외연이 확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글로벌 업체들이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대거 출시하고 정부의 전기차 인프라 확충, 그리고 지자체들의 보조금 지원 등이 보조를 맞추면서 전기차의 대중화가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불과 3년전만해도 전기차는 평가절하 됐었다. 가격이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2차전지 가격이 천만원이 넘다보니 동급 기존차에 비해 최대 2배까지 비쌌다. 가족과 함께 마음 편하게 타기엔 안전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으며 기존 차의 20% 수준에 불과한 주행거리와 충전의 불편함도 지적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로 짧은 시간에 반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혁신적인 배터리 개발, 스마트폰의 애플 같은 특출한 사업자의 등장으로 분위기가 바뀐다면 스마트폰처럼 예상보다 빨리 전기차 시장이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테슬라는 자사의 경쟁 기업은 GM이 아닌 애플이라고 강조하면서, 매장도 유명 의류 판매점 바로 옆에 위치해 새로운 가치를 찾는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얼마전 KT는 전국 주유소에 전기차충전소를 설치키로 한데 이어 한전도 대형마트^철도역등에 도심생활형 전기차충전소를 설치키로해 충전인프라도 개선되고 있다. 특히 비싼 가격대는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으로 해법을 찾았다. 미국은 4년 전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30% 넘게 인상하고 있고 중국도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 발전 계획'을 발표해 전기차 산업 육성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우리나라도 정부와 지자체가 전기차 보조금을 통 크게 제공하고 있다. 국고 보조금은 올해 대당 1,400만원으로 결정됐다. 전국에서 1만4,000대까지 지원되지만 7,361대가 제주도 몫이다. 여기에 지자체별로 지방비에서 내놓은 추가 보조금이 붙는다. 이를 모두 합하면 최대 2,980만원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청주는 울릉도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2천400만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보니 신청자가 쇄도했다. 전기차 시대의 도래는 자동차 연관 산업에도 엄청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제 새 차를 사려는 사람들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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