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조동현 제천시 의림지동 동장

의림지 전경 / 중부매일 DB

제천하면 의림지이다. 외지에 나가서도 제천에 산다하면, 의림지에 가본 적이 있거나 안다는 사람들이 많다. 제천은 평균해발 270미터로인데 시내에서 북쪽 3㎞ 떨어진 의림지는 평균해발 320m에 자리잡았다. 의림지 푸른솔의 기상은 제천특유의 사투리를 만들어 내며 우직함으로 연결되어 제천의병의 모태가 되었으리라. 의림지 뒤 북쪽에는 제천의 진산 용두산이 병풍처럼 펼쳐져있다. 서편 물안이골 계곡은 청정 계곡수를 분출하여 의림지의 원천이 된다.

삼한시대 축조된 의림지는 지금도 농경지에 물을 대어주며 유구한 세월을 버텨주고 있다. 같은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알려진 밀양의 수산제, 김제의 벽골제는 지금은 벌판이다.

의림지는 한없이 주기만 하는 어머니 같다. 농사철에는 어린아이 젖물리듯 인근 200㏊에 이르는 농경지에 물을 대어준다. 물을 대어주기 좋게 청전뜰 한가운데 솔방죽을 새끼쳐 놓았다. 청전뜰은 봄철 모내기가 끝나면 여름까지 푸른뜰을 이루며, 가을철에는 황금들녘을 이룬다. 삼한의 초록길을 거쳐 의림지 제방에 올라서면 소나무숲과 영호정, 경호루가 반겨준다. 여름철에는 폭포수가 있고, 호수와 어우러진 음악영화제 그리고 작은 연주회가 주말마다 열린다. 겨울철엔 함박눈을 맞은 노송이 정겹다.

속이 훤히 보이는 공어, 맛좋은 얼음딸기, 구수한 곤드레 밥, 묵요리, 손두부가 의림지와 일대의 명물이다. 의림지 제방길을 걷다가 인근 우륵샘에서 나오는 약수물을 마신다.

조동현 제천시 의림지동 동장

우거진 솔밭공원을 거쳐 30분거리의 까치산을 오를 수 있고, 1시간 코스의 용두산을 탈 수 도 있다. 학창시절 소풍은 줄곧 의림지로 갔다. 청전뜰의 메뚜기와 개구리를 잡으며 논둑길을 1시간 가량 걸어 의림지로 가곤 했다. 올 1월부터 의림지를 관할하는 주민센터 명칭이 의림지동으로 바뀌었다. 최근에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유구한 세월, 온갖 풍상을 견디며 묵묵히 살아 숨쉬는 의림지의 기상을 널리 알려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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