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과류, 곡식 등 절반이상 수입산···참깨 수입산 6천원·국산 1만4천원 가격차이 많아

육거리 시장에 한 가판대. 가판대 맨 앞엔 미국산 아몬드와 호두가 진열돼 있다 / 안성수

[중부매일 안성수 기자] 해마다 중국산 김치가 물밀듯이 들어오는 가운데 고추가루를 비롯 참깨와 땅콩, 호두, 잣 등 농산물중 수입산 견과류는 물론 고등어와 명태, 쥐치포, 명란젓 등 수산물 등이 전통시장과 마트 등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에 본보가 2회에 걸쳐 점점 설 곳을 잃어 가는 국산 농수산물에 대한 실태를 점검한다.
 
김치 수입이 해마다 늘어나면서 식당이나 급식 등을 통해 먹는 김치중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60%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세계김치연구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김치 수입 물량은 총 25만3천432t으로 전년의 22만4천124t보다 13.1% 증가해 규모에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입금액은 1억1천324만 달러에서 1억2천149만 달러(약 1천409억원)로 7.3% 늘었다. 막혔던 중국으로의 수출이 재개되면서 지난해 김치 수출은 회복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수입이 수출보다 훨씬 많은 상황이다.

이처럼 수입농산물중 김치가 우리 식탁을 서서히 점령하고 있는 가운데 국산농산물이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19일 청주 육거리 시장은 곳곳의 가게마다 수입산 농수산물이 다수 전시되 판매되고 있다. 시장에는 땅콩, 호두, 잣, 등의 견과류 뿐만 아니라 고춧가루를 비롯 참깨 같은 곡류와 수산물에까지 수입산이 50%이상을 점유하여 국산 농산물의 설자리가 더욱 좁아지고 있다.

육거리 시장에 있는 한 가판대에서 곡류 및 견과류를 판매하고 있다 / 안성수

육거리 시장에서 곡류를 판매하고 있는 김모(54·여)씨의 가판대에는 수입산 견과류와 곡류가 다수 자리잡고 있다. 차를 우려먹을 수 있는 결명자나 보리, 옥수수 등은 국산이지만 호두와 아몬드는 미국산, 해바라기와 호박씨는 중국산이다.

김씨는 "호두나 아몬드 같은 경우 국산과 수입산의 가격 차이가 너무 크게 나고 구하기도 쉬운편은 아니다"라며 "이렇게 수입산이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가 없으니 원산지 표시라도 확실하게 하는 것이 고객들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니겠냐"며 쓴웃음을 지었다.

국산과 수입산 곡류는 가격 차이도 많이 난다.

적게는 1.3배에서 많게는 2배 이상 차이가 나 국산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도 막상 가격 때문에 구매를 망설인다. 육거리 시장에서 곡류를 판매하고 있는 한 가게에는 국산과 수입산을 구분해 판해를 하고 있다.

농산물 판매를 하는 이모(46·여)씨는 "참깨같은 경우 수입산은 한근에 6천원 정도지만 국산은 1만4천원으로 가격 차이나 많이난다"며 "국산이 더 고소하고 맛있지만 가격이 두배이상 차이가 나니 수입산도 많이들 사간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도라지와 연근도 중국산이 모습을 보였다.

대형마트의 상황은 비슷했다. 호두, 아몬드 등의 견과류는 국산을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버섯이나 깻잎, 피망, 상추 등 작물은 대부분 국산으로 시장과 비슷한 양상을 띄었다. 다른 점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지정하는 인증농식품마크가 달려 있는 품목들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인증농식품마크를 확인할 수 있는 작물들은 그렇지 않은 작물들에 비해 가격이 더 비쌌다. 또한 친환경 마크를 단 국산 브로콜리는 한 송이에 4천490원이지만 중국산 일반 브로콜리 두 송이는 2천490원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청주시 농수산물시장내의 D마트에는 수입농산물의 경우 깐 호두(미국산), 도라지(중국산), 김치(중국산), 다진마늘(중국산) 등이 판매되고 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유통관리과 김보미나라 주무관은 "국산과 수입산의 큰 가격차이로 인해 이를 속이는 사례가 늘고 있어 대형마트보다 전통시장이 상대적으로 이런 점에 취약해 단속을 나가는 등 원산지 표시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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