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시즌인 1~3월 전후·휴가철 유기동물 대거 발생

 졸업과 취업 등의 이유로 2·3월이 되면 대학가 자취생들이 기르던 반려견 중 상당수가 거리에 버려지는 것으로 확인돼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순학 청주시 반려동물 보호센터장은 "버려진 유기견의 대부분은 사람에 대한 극심한 적대감을 드러내거나 두려움에 떠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하며 책임 있는 주인의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신동빈

[중부매일 송휘헌 기자] 대학교 졸업을 앞둔 A(27)씨는 자취방을 내놓으면서 걱정이 한 가득이다.

그는 3년간 키워온 반려견의 처분을 놓고 고민에 빠져있다. 졸업 이후 일정이 바빠지면 반려견을 돌볼 수 없기 때문이다.

A씨는 "3년간 강아지를 키웠는데 졸업 이후 연수 등 일정이 많아 더 이상 키우기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맡아줄 사람이 없어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졸업생 B(24·여)씨도 "고향집이 동물을 키울 수 없는 아파트라 동물을 놓고 갈수 도 없고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이렇듯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키우던 동물을 유기하는 행위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20일 충북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유기동물 현황은 2014년 2천907건, 2015년 3천41건, 2016년 3천850건으로 매년 증가세를 띠고 있다.

특히 졸업시즌인 1~3월 전후와 휴가철에 많은 유기동물들이 발생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지난해 졸업시즌인 1~3월간 유기동물 발생현황은 793건이다. 이는 지난한해 유기동물 수 인 3천850건 대비 20%로 분석됐다.

청주시 반려동물보호센터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분양받는 가격이 예전보다 많이 저렴해 져 학생들이 아무 생각 없이 쉽게 키우는 경향이 있다"며 "키우다 보니 경제적으로 어렵고 이사를 하면서 키울 곳이 마땅치 않아 졸업을 하면서 유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가 주변이나 원룸에서 포획을 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며 "반려동물을 키울 때 15~20년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을 꼭 해달라"고 덧붙였다.

이렇다보니 유기된 동물들은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쓰레기통을 뒤지거나 덩치가 큰 경우 사람에게 위해를 가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대학가 부동산 관계자는 "졸업시즌 전후에 동네에서 못 보던 개나 고양이들이 많이 보인다"며 "원룸을 임대하러 갔는데 사람이 살지 않는 집에 큰 개가 한 마리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경험이 처음이 아니라 몇 번 된다"고 덧붙였다.

주민 C씨는 "작은 텃밭을 하는데 고양이들이 다 뭉개놓았다"며 "쓰레기를 매일 헤집어 놓고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를 해결해야하는 행정기관은 인력부족 등을 호소하며 해결 방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현재 유기동물을 포획하는 인원이 1명으로 인력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시민들에게 불편이 되지 않게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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