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하윤 영동군선관위 회계주임

/ 클립아트코리아

지금까지 공직선거의 투표는 선거인이 직접 투표소에 찾아가 투표용지에 기표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어 왔다. 투표에 참여할 시간이 없거나 몸이 불편한 유권자에게 당연히 어려움이 따른다. 최근 공직선거의 투표율이 낮아지는 원인으로 정치에 대한 불신을 들고 있지만 투표방법이 현실적으로 개선되지 못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시대의 변화에 맞는 새로운 투표방법을 고려해야 할 때다.

이에 대해 온라인 투표가 하나의 대안으로 선 보이고 있다. 요즘처럼 시간에 쫒기는 현대인들에게 안성맞춤이 아닌가 싶다. 투표하는데 단 몇 분이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일부 유럽 선진국에서는 민간분야 뿐 아니라 공직선거에도 온라인 투표를 도입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 시행 초기인 점을 감안해 비교적 규모가 작은 아파트 단지나 기관·단체 등 민간부문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실정이다.

온라인투표방식은 이미 일상생활 속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채팅방에서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서로의 관심사에 대해 선호도 조사를 하고,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국민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로 인기순위를 선정 발표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온라인 투표는 간단하고 편리한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러나 대표자를 선출하는 선거에서는 유권자의 정확한 의사가 정확하게 반영되어야 하기 때문에 신중한 도입이 요구된다. 자칫 대리투표나 투표결과의 왜곡이 일어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앙선관위에서는 최신 IT기술을 활용한 온라인투표시스템(K-Voting)을 개발해 필요한 기관·단체 등에 제공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본인확인정보, 인증번호, 휴대폰 실명인증 등 신청자의 요청에 따라 3단계의 보안등급을 설정하도록 고안되었다.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행사할 수 있게 보안성을 한층 강화한 것이다. 물론 전자기기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현장투표도 동시에 실시할 수 있다.

실제로 온라인투표를 선거에 활용한 결과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지난해 춘천의 한 아파트단지 동대표 선출에 온라인투표시스템(K-Voting)을 이용한 결과, 총 889세대 중 741세대가 투표에 참여했고, 이 중 690세대는 모바일투표, 나머지 51세대는 현장투표를 했다. 보통 20~30% 수준에 머물던 동대표 선거 투표율이 무려 83.3%까지 치솟은 것이다. 항상 사용하는 모바일기기를 활용해서 투표참여를 위한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극복할 수 있고 유권자의 정확한 의사를 표현할 수 있었다.

정하윤 영동군선관위 회계주임

대표성은 대의민주주의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온라인투표시스템(K-Voting)이 투표 참여율을 높이는 동시에 대표성을 제고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는 주인의식을 가지고, 선출된 대표자는 자긍심과 책임감으로 조직의 발전을 주도해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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