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이종순 기자] 대전에서 ‘파이로프로세싱’ 실험 강행의 위험을 경고하는 국제세미나가 열린다. 사용후핵연료 건식재처리인 파이로프로세싱은 엄청난 예산이 소요되지만, 세계적으로 성공사례는 아직까지 없다.

대전YWCA를 비롯한 대전YMCA, 탈핵교수모임, 반핵의사회, 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는 오는 28일 대전시 동구에 위치한 대전청소년위캔센터 지하1층 다목적실에서 ‘파이로프로세싱의 허와 실’ 세미나를 열고,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추진하는 파이로프로세싱의 위험성을 고발한다.

이번 세미나에는 핵사고와 방재대책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연구해온 미국, 일본, 한국의 핵정책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사용후핵연료 사고가 날 경우 후쿠시마 원자로 폭발보다 30배 이상 피해가 클 것이라면서 그 위험성을 제기해온 프랭크 반 히펠(Frank von Hippel)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파이로프로세싱의 위험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할 예정이다.

또한, 사용후핵연료와 재처리, 고속로에 대한 전문가이자 미국천연자원보호위원회(NRDC) 선임연구위원인 강정민 박사가 파이로프로세싱 도입의 문제점과 허와 실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헤친다. 강 박사는 세계 각국이 60년간 소듐냉각고속로 개발에 100조원 이상을 쏟아부었지만, 상용 고속로 개발에 실패한 점을 들어 파이로프로세싱과 소듐냉각고속로 시설을 운영하는데 800조원 이상의 천문학적 비용이 들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일본 핵정책 전문가인 마사히로 타쿠보는 일본이 핵발전 의존도를 크게 낮추기로 했음에도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재활용하는 ‘핵연료 사이클’ 정책을 계속 유지하는 배경을 분석한다.

한국에서는 이정윤 원자력안전과 미래 대표, 한병섭 원자력안전과 미래 핵안전위원장이 사회와 강연자로 참석한다. 중수로 설계전문가이자 기술사인 이정윤 대표는 사회를 맡고, 안전해석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한병섭 원자력공학 박사가 ‘도심 원자력시설 방재’를 강연한다. 한 박사는 한빛원전 안정성검증단으로 활약하는 등 국내 원자력 방재전문가로 꼽힌다.

한편, 대전시 유성구에 자리한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방사성폐기물(핵폐기물)을 무단으로 폐기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줬다. 게다가 오는 7월부터는 검증되지 않은 파이로프로세싱 연구가 강행돼 대전·세종·충청 주민들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의 핵재처리 실험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