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출신 김윤배 교통대 교수, '한국 산업안전 불평등 보고서' 펴내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드러나지 않는 산업재해가 너무 많아요. 산재를 드러내는 것이 산재를 예방하는 첫 걸음입니다."

대형 사고가 터질 때마다 늘 따라다니는 꼬리말이 '안전불감증', '사고공화국', '인재' 등이다. '산재왕국'의 오명 속에서 산업안전과 보건 문제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꼬집고 그 원인과 해결방안을 제시한 책이 나와 눈길을 끈다.

청주출신의 산업안전전문가 김윤배(59) 한국교통대 안전공학과 교수가 '한국 산업안전 불평등 보고서- 新산업안전관리론'을 펴냈다. 지금까지 나온 안전관리에 관한 책들이 대부분 기술공학적인 면에 치우쳐있다면, 이 책은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문제를 경제·문화·법·경영·행정의 시각에서 조명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산업현장에서 다치는 산업안전문제가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것과 현 실상이 다른 점이 많아요. 그 실상이 어떠한지 적나라하게 밝히고, 원인과 해결방안이 무엇인지 해답을 제시한 책입니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산재는 연간 9만129명. 하지만 실상은 정부 발표의 12배에서 최대 16배나 많아 1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김 교수는 삼성전자 백혈병 사건, 한국타이어 질병사망사건 등 대표적인 산재사고와 직업병 사례를 들면서 "근로자들이 왜 산업재해로 사망하는지, 왜 직업병에 걸리는지를 깊이 생각해봐야 할 때"라고 힘주어 말한다. 이어 그 원인으로는 가파른 경제성장과 한국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 등을 꼽았다.

"산업재해는 개인, 기업, 국가에 큰 손실을 가져옵니다. 이 책이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일조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서 기업경영진, 안전보건전문가, 정부의 정책 입안자들, 노조 책임자들에게 이 책을 권했다.

"'아름다운 나라'의 기초는 '안전한 나라', 즉 일하고 싶은 모든 사람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나라입니다. 안전문화가 기본방향이 되고 사업주의 의식과 행태가 변화해야 합니다."

김윤배 한국교통대 교수

김 교수는 한국사회의 체질·환경 변화와 동시에 법체제 정비, 산업안전행정시스템의 변화를 촉구했다.

김윤배 교수는 청주출신으로 청주고와 청주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77학번), 한국외국어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제25회 행정고시 합격후 고용노동부에서 30년간 재직하면서 청주노동지청장, 대전지방노동청장,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국장 등을 지낸뒤 퇴임했다. 2015년부터는 충주의 한국교통대 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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