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개정판부터 '중국'에서 '한국'으로 변경
2016년 7판도 한국 표기…세계 최고(最古) 인증

[중부매일 송창희 기자]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는 고고학 개론서인 'Archaeology'에 쌀의 기원이 '한국'(청주소로리볍씨)으로 명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에서도 '현대 고고학의 이해'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이 책은 이 책은 'Archaeology : Theories, Methods and Practice'가 원저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가장 많이 읽히는 고고학 입문서다.

고고학자 '콜린 렌프류'와 '폴 반'이 공동저술한 이 책은 현재 2016년 7판까지 출간 되었으며,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그리고 뉴질랜드를 비롯한 영어권 국가 대부분에서 고고학 교재로 쓰이고 있다. 또 스페인뿐만 아니라 그리스, 헝가리 그리고 세르보-크로아티아를 포함한 유럽어로도 번역되었고 중국과 일본에서도 번역 출판되었을 정도로 전세계적인 책이다.

제1부 고고학의 기본 틀, 제2부 다양한 인간 경험의 발견, 제3부 고고학의 세계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600여 쪽에 고고학의 역사, 고고학의 전환점, 고고학의 세계화, 고고학의 유적 및 유구의 발견, 연대측정법과 편년, 사회고고학, 고인간식물학, 기술의 고고학, 교역과 교환의 고고학, 인지고고학와 미술·종교, 고고학과 대중 등을 일목요연하게 수록하고 있다.

특히 이 책은 "세계의 고고학적 기록이 인간이라는 종의 진화에 있어서 최초 문명들을 탄생 시키고 그를 기반으로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현대사회의 미래에 대한 답을 얻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강조하면서 고고학자들이 어떻게 옛 사람들의 삶과 기술, 종교, 식생활에 대한 답을 찾고 있으며 그 답들을 우리가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이중 제2부 '다양한 인간 경험의 발견' 편에서는 인류의 동·식물의 기원을 세계지도로 설명하고 있는데, 쌀의 기원이 2004년 판부터 중국에서 한국으로 변경 등재되고 있다. '쌀의 기원 = 한국'은 곧 청주소로리볍씨를 말하는 것으로, 이는 인류사에서 가장 오래된 벼가 한국임을 인증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4년마다 개정판을 발간하는 이 책은 2004년 이전에는 중국(호남성 출토볍씨)을 쌀을 기원지로 표기했었다. 이 책은 중국을 쌀의 기원지로 표기했을 당시 연도를 BC 9천년으로, 한국은 BC 1만3천년으로 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청주소로리볍씨를 발굴한 이융조 한국선사문화연구원이사장(충북대 명예교수)는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고고학 교재에 쌀의 기원이 한국으로 표기된 것은 첫 순화벼의 기원이 한국이라는 사실을 공인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세계의 고고학 전공 학생들과 고고학에 관심이 있는 학자들에게 이러한 사실이 전해진다는 것에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이어 "그런 점에서 청주소로리볍씨에 대한 조사과정, 작물학적 의미, 전래 경로 등 그동안의 연구자료를 영문 번역해 전세계 학자들에게 전하고, 지자체 차원의 유적 현장에 대한 더 깊은 학문적 연구가 뒷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이사장은 "인류의 주식인 쌀의 기원이 한국, 청주라는 사실을 기반으로 청주에서 개최되고 있는 청원생명쌀축제나 젓가락 축제에 청주소로리볍씨를 연계해 세계적인 축제로 성장 시켰으면 하는 것이 앞으로의 바람"이라고 전했다.

한편, 청주소로리볍씨는 1994년 오창과학산업단지 건설 당시 충북대 발굴조사단(단장 이융조)에 의해 고대벼 18톨과 유사벼 109 톨 등 모두 127톨이 발굴된 것으로, 유사벼가 고대벼의 6배에 달하고 있어 인류사에 있어 벼의 진화를 규명하는 중요한 열쇠로 평가받고 있다.

청주소로리볍씨는 지난 2003년 10월 영국 BBC뉴스와 인터넷판 뉴스를 통해 "중국 호남성 출토 볍씨보다 약 3천년이 앞선다"고 전세계에 소개 됐으며, 2004년 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 문화유산회의에서 관계자들은 세계 문화유산으로서의 등재가치가 충분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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