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청주공항 / 중부매일 DB

한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가 날이 갈수록 강도가 높아지고 있어 그 여파가 지방까지 도미노처럼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수도 베이징(北京)에 이어 전국 각지에서 한국 관광 상품 판매의 전면 금지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중국 관광객의 최다 송출지인 상하이(上海), 장쑤(江蘇)성 등 동부지역 여행사들이 한국 관광 상품 취급을 중단함에 따라 한국행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행렬은 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반한(反韓)시위'도 위험수위를 넘었다. 현대자동차가 벽돌로 파손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국내 관광산업에서 유커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볼때 관광경기가 급속히 냉각되는 것은 물론 무엇보다 대중국 수출도 급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탄핵정국으로 국가리더십이 실종된 상황에서 국가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지만 지자체도 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충북도 예외는 아니다. 1997년 개항이후 지난해 첫 흑자달성에 성공하며 20년 만에 첫 흑자를 기록한 청주공항과 'K뷰티벨트'를 형성하고 있는 청주 오송과 오창, 세종, 진천등지의 화장품업체도 중국수출 길이 막히면서 비상이 걸렸다. 중국의 사드배치 보복이 장기화 된다면 충북경제에도 직격탄을 받게 된다는 점에서 충북도와 청주시의 대응전략이 절실하다.

청주공항은 이미 작년 10월부터 유커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지난 1월 한 달 간 국제선 이용객은 4만442명으로 전년대비 12.7%(5천894명) 감소했다. 운항 편수도 340편에서 268편으로 21.1%나 줄었다. 중국 정부는 한국행 유커 숫자를 전년 대비 20% 이상 줄이라는 지침을 내렸는데 이번에는 아예 한국관광 상품의 전면판매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에따라 국제선 이용객의 90%에 달하는 중국관광객은 급감할게 뻔하다. 이럴 경우 청주공항은 1년 만에 다시 국제선이 한산해지면서 적자로 돌아설 가능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도약기를 맞은 청주공항에는 심각한 악재다.

화장품 한류의 전진기지로 '코스매틱 밸리'로 불리는 오송 주변의 화장품업계도 곤혹스런 상황이다. 아직은 수입 불허 명단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중국 분위기상 수출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현실화된다면 모처럼 활기를 띠던 충북화장품산업의 위축이 불가피하다.

청주공항과 화장품업계가 위기를 타개하려면 중국위주의 전략을 대폭 수정하는 수밖에 없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중국의 횡포가 노골화되는 상황에서 다른 대안이 마땅치 않을 것이다. 청주공항이 흑자 기조를 이어가려면 국제공항의 위상에 맞게 편의시설을 다양하게 확충하고 중국에 집중된 국제선을 확대해야 한다. 당장 정기노선이 어렵다면 인기노선에 전세기라도 띄워 이용객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혀야 한다. 또 화장품업계도 수출다변화를 위한 전략적인 방안을 민관이 공동으로 마련해야 한다. 물론 지자체 차원의 행^재정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사드배치가 현실이 된 상황에서 중국의 보복은 한층 격화되고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미연(未然)에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하반기에는 중국리스크가 눈 덩어리 처럼 커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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