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우산어린이재단-중부매일 공동기획] ②쌍둥이 엄마 이선미씨

기부는 '사랑'이라는 쌍둥이 엄마 이선미씨는 서민경·민수와 함께 꾸준히 소액기부를 하며 참사랑을 실천하고 있다./김용수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한 달에 커피 열 잔 안 마시면 되겠더라고요. 워낙 커피를 좋아해서 아침마다 커피를 내려 마시거나 커피숍을 갔어요. 하지만 기부를 시작하고부터는 달라졌죠. 믹스커피를 타 먹든가 덜 마시고 있어요."

이선미(39)씨는 커피 마니아다. 커피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은 일상이었다. 그랬던 그가 기부를 시작하며 커피 값 다이어트에 나섰다.

"커피 값이 비싸잖아요. 그 돈만 아껴도 아이들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하니 덜 먹게 되더라고요."

이선미 씨는 올해 일곱 살이 된 쌍둥이 남매 민경이와 민수 이름으로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충북지역본부에 정기 후원을 하고 있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태어나고 자라준 것이 감사해서 시작한 후원이었다.

기부는 '사랑'이라는 쌍둥이 엄마 이선미씨는 서민경·민수와 함께 꾸준히 소액기부를 하며 참사랑을 실천하고 있다./김용수

"임신 33주 만에 민경이는 1.9kg, 민수는 1.2kg으로 태어났어요. 민경이는 일주일, 민수는 한 달 넘게 인큐베이터에 있었죠. 충북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을 아침, 저녁으로 다녔어요. 그러면서 아이들 입원비나 수술비로 고생하는 부모님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게 됐죠. 한 명 한 명 소중하지 않은 아이들이 없잖아요. 어려운 아이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쌍둥이가 모은 세뱃돈과 용돈은 어려운 아이들을 위한 후원금으로 쓰였다. 이제 겨우 일곱 살.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친구를 도와줘서 기뻐요. 친구가 힘든 건 속상해요."

제법 의젓한 대답이 돌아왔다. 이선미 씨는 쌍둥이가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아이로 자라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 자취를 하면서 선미씨도 주변의 도움을 받았다.

"야간 자율학습을 하려면 도시락이 2개씩 있어야 했어요. 혼자 자취하는 저를 위해서 이웃에 살던 친구 언니가 제 도시락까지 싸줬죠.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요."

고마움을 잊지 않기 위해 졸업 후 모교에 전화를 걸어 3년간 한 친구의 급식비를 지원하기도 했다.

기부는 '사랑'이라는 쌍둥이 엄마 이선미씨는 서민경·민수와 함께 꾸준히 소액기부를 하며 참사랑을 실천하고 있다./김용수

최근 선미 씨는 아이들 이름의 정기후원 이외에도 자신의 이름으로 한 아이를 지정 후원하고 있다. 넉넉한 살림은 아니지만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다.

대학시절 일본어를 공부해 교환학생으로 일본을 다녀오고, 졸업 후 영어를 공부해 호주로 어학연수를 다녀올 때도 선미 씨는 혼자 힘으로 야무지게 자신의 삶을 설계했다.

그곳에서 접한 기부분화는 소액이라도 개인 기부자들이 십시일반하면 더 많은 아이들이 웃을 수 있다는 확신을 들게 했다. 선미 씨는 기부야말로 곧 사랑이라고 강조한다. 10여 년간 영어강사로 활동하면서 학생들에게 버릇처럼 하던 말이 '항상 깊이 생각하고 사랑하라'는 것이었다.

"사랑이 바탕이 되면 사람 관계에서 이해하고 인정하지 못할 것이 없어요. 이해를 바라기 전에 먼저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면 소통이 더 잘 되더라고요."

기부는 '사랑'이라는 쌍둥이 엄마 이선미씨는 서민경·민수와 함께 꾸준히 소액기부를 하며 참사랑을 실천하고 있다./김용수

대학생이었던 친구의 언니가 베푼 도시락 사랑이 아니었다면 선미 씨 역시 직접 도시락을 싸거나 굶어야 했을지 모른다.

각종 아르바이트를 섭렵하며 오뚝이처럼 열심히 살 수 있었던 것도 확실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선미 씨는 힘겨워 하는 아이들에게는 쏟는 관심과 사랑은 희망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많이 보다 중요한 것은 여럿이 같이 하는 것이고,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보다 더불어 잘 살기 위해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 아이가 소중하듯 다른 아이들도 소중하잖아요. 소중하게 잘 키워서 건강한 나라를 물려줘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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