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당 "국민 승리의 날"
인명진 "겸허히 수용" 침통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추미애(왼쪽 두번째) 대표가 최고위원들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주 최고위원, 추 대표, 송현섭, 전해철 최고위원. / 뉴시스

[중부매일 김성호 기자]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 소식이 전해지자 정치권은 10일 일제히 헌재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헌재 결정 직후 "위대한 국민 승리의 날"이라며 "주권재민의 추상 같은 헌법 정신으로 헌정 유린과 국정농단 세력을 마침내 국민의 힘으로 파면시켰다"고 환영했다.

추 대표는 이어 "이제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내린 낡음을 끝내고 새로움으로 채워나가야 한다"면서 "검찰개혁, 재벌개혁, 언론개혁 등 적폐 청산과 사회 대개혁의 거대한 물줄기는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도 "위대한 국민이 승리했다. 이제 촛불과 태극기를 하나로 모으고 광화문 광장과 시청 광장을 통하게 해야 한다"면서 "국민의당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정병국 바른정당 대표는 "오늘 판결은 대한민국의 정의와 법치주의 근간을 지켜내기 위해 국민의 힘으로 국정농단 세력을 심판하고 부패한 패권주의와 절연하는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국민화합과 민주주의 발전을 막는 제왕적 대통령제와 패권 정치를 청산하기 위해 역사적 소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인명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 생방송을 시청한 후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7.03.10. / 뉴시스

자유한국당의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헌재 판결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당은 박근혜정부를 탄생시킨 집권여당이자 국정의 동반자였다"며 "하지만 집권당의 책무를 다하지 못해 지금까지 국민이 쌓아 올린 대한민국의 국격과 국민의 자존심을 지키지 못했다"고 침통해 했다.

특히 "헌법재판소의 인용 결정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면서도 거듭 참담함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앞서 한국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정례회의도 취소한 채 여의도 당사에서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정우택 원내대표 등 주요 당직자가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다. 당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각하를 내심 바라면서도 인용 결정이 날 경우에 대비해 '포스트 탄핵' 정국을 논의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박 전 대통령 파면에 따른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박 대통령 탄핵 반대를 주도해 온 강성 친박(친박근혜)계는 이날 헌재의 8명 전원 탄핵 인용 결정에 일제히 반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친박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국회 상정될 때부터 적법절차를 위반한 것으로 헌재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고, 또 다른 의원도 "박 전 대통령이 쓸쓸하게 사저로 물러가고 검찰 수사 압박을 받으며 눈물까지 흘리면 지지층은 더욱 결집할 것"이라고 했다.

또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론이 불붙으며 친박계가 더욱 단단하게 뭉칠 수 있다"고도 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 등 대선주자들을 통해 훗날을 도모할 수 있다는 계산된 발언으로 읽힌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이번 탄핵에 대한 책임론이 부각되면서 탄기국을 비롯한 박 전 대통령의 지지세력이 줄어들고, 이 경우 친박 역시 계파 해체 수순을 밟지 않겠냐는 게 정치권 안팎의 우세한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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