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음식 전도사, 바른 먹거리 전파

[중부매일 이보환 기자] 텔레비전마다 먹거리 프로그램이 홍수다.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홈쇼핑 채널이나 인터넷 쇼핑몰도 인기다. 바야흐로 음식의 시대다. 하지만 맛있는 것이 반드시 건강과 직결되지는 않는다. 무엇이 몸에 최고라는 식의 과장된 정보도 넘쳐난다. 그러면, 어떤 것을 먹을까. 30년 이상 보건행정공무원으로 '식품'과 접한 신송희 제천시보건소장. 좋은 음식 전도사로, 인기 강사로 활약하는 그에게 들어봤다.

 

◆스타강사 신송희 보건소장

신송희 제천시보건소장은 바쁘다.

제천시가 전국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방힐링아카데미 강사로 뛴다.

제천예총이 지난 1월말 문화예술아카데미 첫번째 강사로 나서 '무엇을 먹고 사시나요'라는 제목으로 열강했다. 자치단체의 평생교육 프로그램부터 각급 학교 영양교사들을 위한 시간에도 빠지지 않는다.

그의 이런 활동은 5년 정도 됐다. 충북도청 식품안전팀장으로 지방공무원교육원, 중국 흑룡강성까지 강의영역을 넓혀왔다. 그는 강의를 위해 자신의 주전공인 식품이나 건강 관련 서적은 물론이고 인문·사회·경영 등 다방면의 책을 섭렵한다. 1주일에 평균 3∼4권의 책을 읽는데 자신의 느낌을 공책에 적는게 필수다. 한권에 30권 분량의 독후감을 기록하는 셈인데, 빡빡하게 채운 게 20권 이상이라고 귀띔했다.

기자에게 보여준 노트에는 소설가 김훈의 '자전거 여행' 서평이 실려있었다. 신 소장은 책도 음식처럼 편식하지않고, 꼭꼭 씹어먹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그는 이런 노력의 결과 영양사 면허증부터 조리사·사회복지사·행정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건강한 음식이란

그가 청중을 만나 처음 하는 이야기는 인간의 진화과정과 환경, 음식에 대한 걱정이다.

인간은 진화를 거듭하며 환경에 적응하면서 살았는데, 100∼200년 사이에 외양이 획기적으로 바뀌었다.

너무 갑작스럽게 음식문화가 변하면서 여기에 제대로 적응하지못하고 비만이나 성인병이 생겨났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결론적으로 과다한 영양, 부자연스러운 음식의 섭취 탓이다. 그래서 그는 자연에 가까운 상태의 음식을 먹으라고 권유한다.

인간도 자연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이런 음식을 먹어야 소화도 잘 시키고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로 쉽게 바꿔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발효식품을 강조한다.

그는 "발효라는 것은 유기물이 이롭게 썩는 것이고, 유해균이 나타나면 부패라고 한다"며 "자연상태의 모든 물질은 잘 썩지만 소시지 등 가공식품은 첨가물때문에 미생물이 살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과거에는 말리거나 염장했으나 이제는 인체에 유해한 합성보존료나 방부제를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가공식품을 안먹을 수 없다면 먹는 빈도를 줄이라고 권고한다.

 

◆값싸고 좋은 음식은 없다

사람들은 싸고 좋은 물건을 찾는다.

하지만 신 소장은 음식이나 식자재의 경우 불가능하다고 단언한다.

그는 양식복어와 공장식 축산을 예로 들었다.

자연산 복어는 장기에 강한 독성이 있었지만 양식 복어는 아예 없거나 약하다. 이는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필요가 없거나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육류도 마찬가지다.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을 생산하기위해서는 좁은 공간에서 기르고, 그로인해 발생하는 부작용은 항생재로 밖에 해결할 수 없다. 닭고기, 소고기, 돼지고기를 단기간에 많이 생산하기위해서는 사료와 항생제가 필수다. 이때문에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우리 몸에 좋은 것을 섭취하자고 그는 강조한다. 사람이 살기위해서는 먹는 것이 필수적인데 자신, 가족, 공동체를 위해서 여기에 투자하자는 것이다.

그가 학교나 단체급식 담당자들에게도 꼭 강조하는 이야기도 이런 부분이다.

'가급적 안전한 식재료를 자연상태에 가깝게 조리하자. 튀기거나 굽지말고 찌거나 삶아서 먹자'고 한다.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고 음식을 먹고 식재료를 구입해야 그 먹거리를 생산하는 산업이 부흥하고 종사자들도 늘어난다. 그래서 요즘 사회적으로 확산되는 바른 먹거리운동에 대한 정부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관심을 갖고 사랑하자

신 소장은 강연 할때 가습기 살균제, 꿀벌과 사카린 등 시의성있고 흥미로운 주제로 이야기한다.

그에 따르면, 살균제 가습기의 경우 소비자가 유해물질을 호흡기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즉시 피해가 나타났다. 반면 음식은 면역체계가 작동해 피해가 늦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처럼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은 금방 나타나지않는것이 또다른 문제다. 환경호르몬, 중금속의 피해는 개인에게도 늦게 나타나지만 나중에 자손까지 물려줄 수 있다. 사카린은 인간에게만 단맛을 느끼게하는 감미료라는 설명으로 시작해 당류의 폐해를 지적한다.

여기서도 날 것의 이로움을 설명하는데 현미보다는 흰쌀, 흰쌀보다는 쌀가루, 쌀가루보다는 튀긴 것이 당화지수가 높아 몸에 해롭다고 알려준다.

우주인들이 처음에는 캡슐형태 영양제를 섭취했으나 요즘 한국의 비빔밥 형태 등 자연스러운 것으로 회귀했다고 전해준다.

결국 음식은 영양소의 문제도 있지만 그 시대의 문화, 정서까지 담아낸다고 말한다.

그는 결론적으로 '집밥'을 최고의 음식으로, 외식할 경우 담백한 한식을 메뉴로 택할 것을 조언한다.

요즘 윤리적 소비와 생산, 음식의 양극화 문제 해소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는 그는 "사람 몇명만 모이면 달려간다"며 "제가 경험이나 학습을 통해서 알고 있는 내용을 조금이라도 전파할 수 있으면 그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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