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교사·학부모 모두 행복한 어린이집 만들 것"

임진숙 충북어린이집연합회장/신동빈

[중부매일 송휘헌 기자] 20여 년 만에 충북 민간·국·공립 어린이집이 하나가 됐다. 지난해 11월 충북도내 국·공립, 법인, 민간 등 7개 분과의 모든 어린이집이 통합돼 충청북도어린이집연합회를 결성했다. 초대회장에는 충북정책자문위원, 충북 저출산 대책위원회 위원, 충북사회복지사협회 부회장 등으로 활동하며 복지분야에 전문가로 알려진 임진숙 씨가 추대됐다. 이에 따라 임 회장을 만나 포부 등 어린이집연합회 운영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어렵게 통합을 이뤘다. 초대회장으로 취임한 소감은?

- 충북에 민간과 국·공립 등으로 분리된 어린이집을 통합하는데 20여 년이 걸렸다. 앞서 수 차례 통합을 논의했지만 실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충북은 2016년 11월 14일에 모든 어린이집을 통합해 사단법인 충청북도어린이집연합회를 결성하게 됐다. 초대회장이라는 자리가 무겁고 어렵게 느껴지지만 많은 분들이 믿고 맡겨 준 이 자리에 대한 책임을 다 하겠다.

보육이 현재 힘들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을 단결된 모습으로 어린이집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경쟁이 아닌 화합된 모습으로 돌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또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 교사가 행복한 어린이집, 아이·교사·학부모가 함께 할 수 있는 어린이집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어린이집과 보육교사들의 현실은?

- 어린이집은 22만원의 보육료지원을 받고 있지만 이것은 5년 전인 2012년도 기준을 그대로 받고 있는 것이다. 지원료는 2017년 기준으로 30만원으로 인상됐는데 이것조차 지켜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물가 상승 등을 감안해 정부가 빠르게 해결해 주어야만 어린이집들의 숨통이 먼저 트일 것이다.

또한 보육교사의 처우개선이 하루 빨리 이루어져야 한다. 사람은 일을 하고 올바른 대우를 받을 때 업무능률이 향상되는 것은 일반적이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이야기처럼 보육교사의 처우개선이 아이들의 행복과도 직결되어 있는 중요한 문제로 볼 수 있다.

어린이집 교사들의 처우가 높아지면 만족도가 높아지고 아울러 안정적으로 모든 것이 잘 될 수 있다고 본다. 원장 혼자 의기충만 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되는 것이 아니다. 교사가 행복해야지 아이들도 행복할 수 있다. 기본의 예산이 절실하고 교사들의 처우는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나서야 하고 현재 일부의 보조를 해주고 있지만 현실적인 인상방안이 필요하다.

▶30년간 보육교사로 생활을 한 것으로 알고 소회를 말하자면.

임진숙 충북어린이집연합회장/신동빈

- 교사 때에는 교사로서의 역할을 충실이 하면 희망이 보이고 뜻이 보이고 원아들의 행복함이 보였다. 그러나 지금 후배들을 보면 국가의 정책이나 일부 보육교사의 문제들 때문에 신뢰가 많이 떨어진 것 같다.

아이들을 보면 잘 가르치고 키우겠다는 믿음에 변화는 없지만 직업에 대한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생각에 '희망이 있다고 할 수 있는 자리'라고 쉽게 말할 수 없을 만큼 어려워졌다. 보육교사로서 희망을 갖고 아이들을 잘 기를 수 있게 정책 등이 많이 변화했으면 좋겠지만 변화에 어려움이 많은 것 같다.

또 일괄적인 평가 때문에 어린이집이 규격화되니 특색이나 자율성을 가지고 어린이집을 운영하는게 불가능 하다. 교사의 의지나 교육방향성에 자율성을 주어야 한다. 규제만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이 것이 능사는 아니다. 자긍심을 가지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환경을 교사들에게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충북에 어린이집 일탈행위가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는 가운데 이를 개선할 대응책은.

- 보육료 현실화가 되지 않고 치열한 경쟁구조로 가다보니 아동학대, 보조금 편취 등의 일들이 발생하는 것 같다. 어린이집의 목표는 아이들의 행복이라는 것을 몇 번이야기 해도 부족하다.

일부 어린이집들의 일탈행위가 전체의 어린이집에게 많은 피해를 입히고 학부에게 불안감을 조성하는 영향 등을 봐서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또 어린이집에 안심하고 맡길 수 있도록 충북어린이집연합회에서도 내부교육 등에 힘써 충북이 그런 오명을 쓰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원장과 학부모들은 교사들을 존중해야 되고 교사들은 원아들을 존중하는 삼위일체가 이루어져야 된다. 일부 학부모는 모든 교사들이 그러는 것처럼 인식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말고 교사들을 존중하고 내 아이를 사랑하는 것처럼 대해주면 이 것도 높은 업무 만족에 속해 보육의 질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어린이집들도 어려운 상황인데 자구책은 있는지.

- 원아들이 줄어들면서 어린이집들이 힘들어 지는 것은 피하기 어렵다고 본다. 정부의 출산정책을 보면 사무직 직원들에게 초점이 맞추어 진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보건사회연구원는 '여성의 스펙과 학력이 높을수록 출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자료는 우리사회의 빙산의 일각이라고 생각한다. 30년 간 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보면 우리 주변에 마트, 음식점 등 몸을 쓰며 일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런 분들에게 3개월의 출산휴가는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다.

최일선에서 일하는 분들에게도 적합한 대체인력 등을 구비해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임신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

▶임기 내에 이루고 싶은 현안은.

임진숙 충북어린이집연합회장/신동빈

- 충북어린이집연합회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임기 내 원아·학부모·교사 모두가 행복한 어린이집을 만드는데 초석이라도 되고 싶다. 또 이러한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일부 어린이집의 일탈들 때문에 어린이집원장, 보육교사들의 권익이 땅에 떨어져 있다. 항상 이 부분에 대해 가슴아프게 생각한다.

이러한 오명을 벗고 충북에 어린이집의 권익과 위상을 높이고 학부모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 진심으로 다가가서 어린이집에 필요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특히 최근 지속적으로 문제가된 아동학대 부분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현직 교사들에게 다양한 교육을 함으로써 충북에 아이들이 안심할 수 있고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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