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서혜경 협연' 청주시향 정기연주회 성료

[중부매일 송창희 기자] 지난 16일 오후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는 부드러움과 폭발적인 파워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피아노 선율이 울려퍼졌다. '건반 위의 여제'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서혜경은 무대와 객석을 압도하는 그녀만의 카리스마를 선보여 관객들의 기립박수와 끝없는 "브라보!" 연호를 이끌어냈다.

이날 청주시립교향악단 제138회 정기연주회-프리미엄 시리즈Ⅰ에서 피아니스트 서혜경은 청주시향 단원들과 함께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제23번 가장조 작품 488'을 통해 경쾌하면서도 우아하게, 평온하면서도 생기 가득하게, 그리고 담담히 던져지는 듯한 선율에 우수를 더해 '서혜경표 선율'을 선사했다.

이후 이어지는 관객들의 박수에 앵콜곡 '리스트의 사냥'을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인 폭발적이고 격정적인 연주로 화답했다. 단조로운 반주로 시작해 사냥감을 쫓아 말들이 들판에서 달리는 장면을 마치 해머로 건반을 내려치는 듯한 육중한 선율로 들려줘 그녀가 왜 세계적인 '건반 위의 여제'로 군림하고 있는 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강렬한 울림으로 다가온 그녀의 앵콜곡에 관객들이 연신 브라보를 외치며 아쉬워하자 서혜경은 현란하고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기교가 돋보이는 두번째 앵콜곡 파가니니의 '라 캄파넬라'를 들려줬다. 이후 이어진 박수갈채에는 아예 악장의 손을 잡고 위트있게 무대를 떠났다.

서혜경은 이날 공연 전 청주시향과의 연습에서 "올해로 암극복 10년을 맞았다"며 시련에 굴하지 않은 자신의 음악인생을 이야기 하는 등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줬다고 한다.

인터미션 중 공연장 복도에서 "오늘 제 연주 어땠어요?" "어느 곡이 제일 좋았아요?"하며 관객들의 반응을 듣고 싶어하는 그녀는 어느덧 58세라는 나이에 와 있지만, 연주자로서는 여전히 소녀같은 행복감과 설레임을 가지고 있는 듯 했다.

한편, 이날 정기연주회에서 청주시향은 류성규 예술감독의 지휘로 모차르트 '후궁으로부터의 도주'를 엣지있는 선율로, 또 총 러닝타임 41분의 림스키 코르사코프 '세헤라자데 작품 35'를 선사해 박수를 받았다. 바이올린과 하프, 관악기와 첼로 등 다양한 악기의 음색을 잘 표현한 이 곡의 4악장은 김연아가 1위를 차지한 2009년 세계피겨선수권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곡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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