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도 미래 비전 제시해야"

충북사격연맹 조정희 회장이 충북에서 13년 만에 열리는 전국체육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통합되는 등 새 국면을 맞고 있는 체육계에 발맞춰 미래 비전을 준비하고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15일 충북사격계의 선구자로 불리는 조정희 충북사격연맹 회장을 청원구 내수읍에 위치한 청주종합사격장에서 만났다. 조 회장은 올해 충북에서 13년만에 열리는 전국체육대회에 총력을 다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충북선수들의 전력분석과 타 시도 선수들의 전력을 분석하는 등 빈틈없는 준비를 통해 재도약 노리고 있다.

"이번 전국체전은 상위권 입상을 위한 더 없이 좋은 기회입니다. 지난해 전국체전은 대표선수들의 이탈과 실업팀 선수들의 성적부진이 겹치면서 아쉽게 종합순위 6위에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올해 전국체전은 '사격여제'로 알려진 김장미가 충북 대표선수로 발탁됐고, 13년만에 충북에서 열리는 만큼 순위권 집입, 더 나아가 종합점수 1위를 기록하겠습니다."

충북사격은 매년 전국체전에서 꾸준히 상위권에 랭크되는 효자종목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태동부터 충북사격이 이름을 날렸던 것은 아니다. 충북사격연맹은 1965년 결성됐다. 이듬해 일반부 공기 소총팀을 구성해 제47회 전국체육대회에 처음 출전했다. 그러나 당시 부유한 가정에서만 총기를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선수들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70년대 처음 사격선수·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가장 큰 문제는 총기류를 소유하고 있는 가정이 많지 않아 선수부족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 것 입니다. 당시 비교적 도세가 약했던 충북에서 경기용 총기를 소지하고 있는 가정은 흔치 않았습니다. 소유하고 있더라도 대부분 수렵용 엽총 등이었으며 이 마저도 부유한 가정만이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경기도 등 수도권 비해 선수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 했습니다"

더욱이 도내 총기 소유자 대부분이 수렵에 익숙해져 있어 경기사격에 대한 전문지식이 현저히 떨어졌다.

충북사격연맹 조정희 회장이 충북에서 13년 만에 열리는 전국체육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통합되는 등 새 국면을 맞고 있는 체육계에 발맞춰 미래 비전을 준비하고 있다./김용수

"경기사격에 대한 이론과 지식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였습니다. 이를 전문적으로 지도 할 수 있는 지도자도 부족했고 저 조차도 제대로된 지도를 받지 못했습니다. 지금과 같이 인터넷 등이 발달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직접 수도권에 있는 전문가들을 만나 조언을 구하고 '사격백과'를 참고하는 등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경기사격에 대한 지식을 끌어 모았습니다. 그리고 그 지식들을 후배 지도자들에게 전수하며 경기용 사격에 대해 인식시켰습니다."

때문에 사격계에선 충북이 지금과 같은 위상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조 회장의 덕이 크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사격 불모지를 비옥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조 회장의 최대관심사는 체육계의 미래다.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통합 등 새 국면을 맞고 있는 체육계에 발맞춰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충북은 현재 운동선수부족 현상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등 점점 상황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일보 전진을 위한 고통이며 기회라고 생각됩니다. 지금까지의 엘리트체육 중심의 시스템을 탈피해 생활체육과 융화된 체육이 미래를 주도할 것입니다. 이에 충북도체육회가 충북 체육계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미래전략 부서를 신설하는 등 새로운 시도가 필요한 시점 입니다."

한편 조정희 회장은 충북장애인체육회 이사, 대한사격연맹 감사, 대한사격연맹 실무부회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충북사격연맹 회장과 대한체육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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