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연현철 디지털미디어부 기자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습니다 / 클립아트코리아

'덕후'. 일본에서 등장한 신조어 '오타쿠(オタク)'에서 파생된 말로 특정 분야의 흥미를 가지고 있지만 사회성이 결여된 사람을 뜻한다. '오타쿠'에서 한국식 발음인 '오덕후'로 불리면서 '덕후'로 줄여졌고 '덕질'은 '덕후'와 '질('그 도구를 가지고 하는 일'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의 줄임말로 마니아 층 이상으로 특정 분야의 취미를 즐기는 것을 뜻한다.

'덕'이라는 말이 붙기만 하면 단순히 '그 취미밖에 모르는 사람' 혹은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사는 사람' 등으로 생각돼 이에 대한 인식은 좋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누군가에게 자신이 '덕후'라며 고백을 해도 흉보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반대로 이를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많아졌다. 현재의 덕질은 본연의 모습을 잃은지 오래다. 오히려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활동하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가지 않는 선 안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사회성 결여'라는 의미를 내포하지 않게 변한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계속해서 가지를 뻗으며 신조어를 탄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젊은층을 살펴보면 다양한 덕질들을 볼 수 있다. '덕질'은 희소성 있는 취미를 뜻하지 않고 자신이 즐기는 취미생활 명(名) 뒤에 '-덕'만 붙이면 되는데 겜덕(게임+덕후), 야덕(야구+덕후), 애니덕(애니메이션+덕후) 등 이 대표적이다. 나아가 '어덕행덕(어차피 덕질할거 행복하게 덕질하자)', '덕업일치(덕질과 직업이 일치하다)' 등 설명없이는 의미를 유추하기 어려운 경우까지 번져가고 있다.

연현철 기자

'덕질'이 일본말에서 이어졌다는 것은 둘째 치더라도, 무분별한 신조어의 파생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봐야한다. 최초 '덕후'가 품은 '사회성 결여'라는 부정적인 틀은 벗어났지만, 신조어로 인해 '소통단절'이라는 새로운 부정의 의미를 담아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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