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진단] 이민우 부국장겸 사회부장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습니다 / 클립아트코리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지면서 온 국민이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 연일 대통령 파면 찬반 논쟁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민심을 보듬어야 할 청주시의원들이 외유성 해외 연수를 떠났다. 연수 일정은 대부분 '관광'이다.

특히 대선,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등으로 인해 어수선한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5월 조기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 되면서 각 당은 당내 후보경선 절차에 들어갔다. 주민들은 이번 외유성 연수가 '갈등과 분열에 빠진 혼란한 시국을 외면하는 처사'라는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해 탄핵정국에서 시작된 청주시의회의 외유성 공무 해외활동이 여전히 줄을 잇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해외의 우수한 행정이나 기술력, 문화 등을 살펴보고 배우는 계기로 해외 연수 등을 활용하는 것은 백번 권장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본래 목적과는 달리 해외로 '바람을 쐬러 가는' 외유성 혹은 편법 나들이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의원들은 대부분 성당, 공원, 박물관, 미술관 견학이 대부분이며, 엄연한 공무수행인데도 혈세를 펑펑 낭비하며 관광을 즐기는 행위는 도덕성 마비(모럴 헤저드)의 전형적인 예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청주시의회 행정문화위원회와 농업정책위원회 2개 상임위원회가 해외연수에 올랐다. 행문위는 21일부터 30일 8박10일간의 일정으로 러시아와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등 북유럽 연수를 떠났다. 세부일정 대부분이 공원, 사원, 미술관, 박물관 견학, 대성당 시찰 등 외유성이다. 농업정책위는 위원 6명도 21일부터 29일까지 7박9일간의 일정으로 스페인과 포르투갈로 해외연수를 떠났다. 이들 역시 풍차마을, 궁전, 정원, 대성당, 공원, 왕궁 등 외유성이 짙다.

외유성 공무해외활동은 지방의회의 고질병으로 전락하고 있다. 시민혈세를 시의원 개인 관광 등을 위해 쓰는 비양심적인 활용은 그만둬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해 지고 있다. 지방의회 해외연수는 제도적으로 연 1회 보장하고 있지만 조기 대선 정국이라는 어수선한 국내 정세를 감안할 때 해외연수를 떠난다는 것이 시기적으로 옳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부가 대선 선거일을 임박한 상태에서 각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외교부도 각국 주재 공관에 재외국민선거 준비에 착수하라는 공문을 보내는 등 조기 대선을 앞두고 분주한 모습과도 대조적이어서 '외유성 연수'라는 의혹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시민들은 "청주시의원들은 욕먹을 짓만 골라서 한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온 국민이 실망과 상실감에 빠져있는데 청주시의원들만 '나 몰라라'하는 행태를 보여 이러다가 '있으나 마나' 차원을 넘어 '없는 것만 못하다'는 지적이 나올지도 모르겠다는 의구심 마저 든다.

이민우 부국장겸 사회부장

해외연수가 꼭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외유성인지를 판별해내는 검증장치의 강화가 절실하다. 해당 프로그램의 공개 및 투명성 원칙을 제대로 살려야 한다. 시민 등이 참여하는 독립기구에서 해외활동의 목적과 일정, 활동을 엄격하게 심사해 더 이상 말썽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외유성 공무해외활동은 청주시의회뿐 아니라 상당수 분야에서 벌어지는 고질병으로 전락했다. 더 이상 국민혈세를 개인 관광 등을 위해 쓰는 비양심적인 활동은 이제 사라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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