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충주 에코폴리스까지 위기…7전 전승 신화 위기

이시종 충북지사 /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김정하 기자] 충북경제자유구역청(경자청)의 사업실패가 이시종 충북지사 3선 도전에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다.

21일 충북도에 따르면 사업을 추진키로 한 특수목적법인(SPC) 측과 최종협상을 벌인 뒤 충주에코폴리스의 조성사업 추진여부를 지난주 최종결정할 방침 이었지만, SPC 측이 종전 입장을 바꾸지 않아 재협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2013년 2월 사업을 시작한지 5년째 사업은 첫 삽도 뜨지 못하고, 협상만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사업 전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 놓여 충주 에코폴리스지구 조성사업 역시 실패로 돌아갈 공산이 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경자청의 실패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8년부터 충북도가 에어로폴리스에 추진했던 MRO(항공정비)사업은 지난 2014년 사업 파트너였던 KAI(한국항공산업)이 떠난 뒤, 새 파트너로 아시아나 항공과 손을 잡았지만 지난해 8월 아시아나가 사업철회를 선언하며 사실상 좌초됐다.

여기에 지난해 초 이시종 충북지사와 투자단이 이란을 방문해 약 2조원 규모의 바이오폴리스 전통의학공동연구소 설립 투자 약속을 받아 온 뒤 축포를 터트렸지만, 이란 측의 설립자금 송금이 차일피일 늦어지면서 결국 없던 일이 됐다.  이처럼 경자청이 관할하는 바이오·에코·에어로폴리스 지구가 모두 한번씩 큰 실패의 위기를 맞은 것이다. 현재 바이오폴리스 지구 사업은 마무리 단계에 이르러 지구 해제 절차가 자연스럽게 진행될 예정이고, 에코와 에어로폴리스 지구는 사업 실패로 충북도에서 지구지정 해제를 검토중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경자청 조직 자체가 존폐 위기에 놓였다.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이 지사가 충북경자청을 이미 포기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충주 에코폴리스 조감도 / 중부매일 DB

실제로 지난 14일 이언구·임순묵·김학철 충주지역구의 충북도의회 의원들은 충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산업개발에서는 충주에코폴리스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의사가 있으나, 충북도에서는 미온적"이라며 "심지어는 충주에코폴리스 사업을 안하는 것으로 결정해 놓고 추진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경자청 사업 실패가 이 지사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대두되고 있다.

이 지사는 공식적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도청 안팎에서는 3선 도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여서 잇단 악재가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되고 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조만간 충주에코폴리스 사업이 결판이 날테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며 "현재는 가부에 대해 대외적으로 얘기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북도가 사업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SPC측이 결정을 하는 것"이라며 "지금 당장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설문식 충북도 정무부지사는 이달 초 본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SPC측과 합의가 잘 진행되지 않고 있고, 이대로 간다면 사업실패로 봐야한다.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협상을 벌여본 뒤 사업의 가부를 결판내겠다"고 말했을 정도로, 현재 충북도의 사업전망은 비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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