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신영지웰시티 일부 입주민, '자치제 변경 동의 과정' 의혹 제기
"부부가 입주자대표회장·부녀회장 맡아 전횡 휘둘러"

청주 흥덕구 복대동 신영지웰시티아파트 일부 주민들이 22일 청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파트 관리를 주민자치제로 전환하기 위한 동의 과정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김용수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청주 신영지웰시티아파트 일부 입주민들이 관리 방법의 주민자치제 전환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청주시에 강력한 행정 지도·점검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이들은 주민자치제 시행을 중지해 달라는 시 민원과 이와 관련된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고 충북도에 행정 심판도 제기하기로 했다.

'공동주택 주민자치제'는 아파트 관리를 외부에 위탁하지 않고 입주자 대표회의 등 주민들이 스스로 맡는 것이다.

청주 흥덕구 복대동 신영지웰시티 아파트 일부 주민은 22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파트 관리를 주민자치제로 전환하기 위한 동의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주민자치제 변경 승인을 취소하는 것이 어려우면 보류라도 해 달라"고 시에 요구했다.

이들은 "현재 신영지웰시티 1차 아파트는 입주자 대표회장의 독단적인 회의 운영과 위탁관리 주체인 신영에셋의 무책임한 태도로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며 "이런 상황서 주민자치제 전환 동의 과정마저 투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민자치제로 전환할 때 입주민 50%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며 "입주자 대표회의는 자격이 없는 미성년자, 휴가 군인에게 서명을 받는 등 불법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입주민 502명의 서명을 받아 주민자치제를 시행하면서 임명된 관리소장 임명 철회와 부부간 겸직금지(남편 입주대표회장·부인 부녀회장) 규약 준수 등을 입주자 대표회의에 요구했으나 철저하게 거절당했다"고도 했다.

더욱이 주민들은 "근본적인 문제는 허술한 공동주택 관리 규약에 있다"면서 "시가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입주민 간의 갈등을 조기에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신영지웰시티 공동주택관리 규약으로 주민자치체를 시행할 경우 모든 아파트관리·집행의 권력이 입주자대표회장에 더욱 치중된다"며 "현 입주자대표회장의 입주민들의 어떠한 건의나 수렴도 없이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고 있어 관리규약 보안이 필요하며 청주시의 적극적 개입을 통해 이번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청주 흥덕구 복대동 신영지웰시티아파트 일부 주민들이 22일 청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파트 관리를 주민자치제로 전환하기 위한 동의 과정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김용수

시 관계자는 "주민자치제 전환은 승인이 아니고 신고 사항이며 규약에 따라 입주민이 내부적으로 결정해 통보하면 된다"며 "주민들이 제기한 문제는 행정지도를 통해 확인할 방침이며, 불법 사항에 대해 사법당국에 고발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입주자 대표회의가 위탁관리 회사인 신영에셋과 싸움으로 일관하고 과거 문제를 빌미로 주민 간 갈등이 고조됨에 따라 일부 입주민들은 지난 4일 '맘 편한 아파트를 만들기 위한 입주자 모임(이하 맘만위)'을 구성했다.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전체 입주민 3분의 1에 해당하는 700여 명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입주자대표회장을 비롯한 동대표와 관리사무소 직원들의 독선과 전횡을 막으려 입주민들의 '의기투합'한 것으로 보인다.

김진호 맘만위 공동위원장은 "허술한 관리규약을 토대로 주민자치제가 시행된다면 권력집중에 따른 비리가 생길 확률이 높다"며 "지웰시티아파트의 주민자치제 승인을 취소하는 것이 어렵다면 보류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입주자대표회의가 경비업체에 대한 대금 지급을 거부하면서 이 업체가 철수, 입주민들이 안전 사각지대로 내몰리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신영지웰시티 입주자대표회장은 "아파트 업무의 원활한 처리를 위해 관리사무소 협의와 입주자대표회의 거쳐 모든 일을 진행했다"며 "부인도 지난달 부녀회장직 사임했다"고 해명했다.

해마다 되풀이 되는 이 같은 입주민들의 반목과 갈등은 지자체가 아파트를 개인재산 영역을 간주해 적극적인 행정지도를 벌이지 못해 '사각지대'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