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를 깎는 자구책으로 활성화 두 팔 걷은 '서문시장 사람들'
삼겹살 축제에 이어 삼소데이로 외지 방문객 잡는다...삼소데이 4월 1일 만우절 개최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청주 서문시장은 지난 2000년 초반까지 소위 청주에서 가장 잘 나가는 핫 플레이스였다. 하지만 서문시장은 1999년 고속버스터미널이 가경동으로 이전하면서 활기를 잃어버렸다. 상인들이 과거의 영광을 떨쳐내는 데까진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삼겹살거리 조성, 풍물야시장 등 지자체와 상인들이 협조해 상권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어 미래로 비상하는 서문시장의 노력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청주 서문시장 상인들은 그동안 고대하던 기반시설 사업이 마무리된 만큼 뼈를 깎는 자구책으로 서문시장 활성화를 위해 두 팔 걷고 나서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시장 곳곳 조형물 설치, 색다른 즐거움 선사

서문시장은 60여 년의 역사가 있는 청주의 1호 시장이다. 시는 전통이 있는 서문시장 활성화를 위해 2012년 이곳을 삼겹살거리로 지정했으며, 2015년엔 청주의 명물이었던 '풍물야시장'을 부활시켰다. 시행 초기 시장 활성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으나 시장은 다시 침체됐다.

시장 상인들은 이제 자구책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9월엔 일본 니가타에 가서 삼겹살의 우수성을 알렸으며, 일관된 품질 유지를 위해 한돈에 일괄 납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하고 있으며, 상인들간 지속적인 논의와 레시피 개발을 통해 시장 활성화를 위한 자구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2014년 7월 1일 통합청주시 출범 시 박근혜 대통령이 서문시장 활성화를 위해 약속한 주차장과 고객지원센터는 서문시장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다.

금방이라도 건립될 줄만 알았던 주차장과 고객지원센터는 뜻밖의 난항을 겪어 표류했다. 과거의 향수에 젖은 토지 소유주들이 높은 가격만을 고수해 좀처럼 부지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수차례에 걸친 부지 변경과 잡음 끝에 2016년 드디어 서문시장 고객지원센터와 주차장 건립은 그 실마리를 찾게 됐다. 토지주의 헌신과 청주시·상인회의 적극적인 노력 끝에 서문동 166-60번지 주변 투지를 확보해 50여 면 규모의 주차장을 건립 중에 있으며 인근 부지에 고객지원센터 부지를 추가로 확보해 연내 토지를 매입할 예정이다. 또한 2016년 5억 여원을 투입한 골목형 시장 육성사업을 통해 서문시장이 몰라보게 깔끔해졌다. 서문시장 입구에 대형 입간판을 설치해 멀리서도 서문시장을 볼 수 있게 됐으며 간판 통일 사업, 천막 교체, 시장 공동LED등 설치사업을 통해 환하고 깨끗한 시장 환경을 조성했다.

특히 서문시장 곳곳에 조형물을 설치하고, 후미진 골목을 예술골목으로 조성해 서문시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삼겹살축제, 전국 축제로 '자리매김'

지난 3월 3일부터 사흘간 청주서문시장 삼겹살거리에서 열린 2017청주삼겹살축제를 찾은 방문객은 2만여 명을 웃도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 가운데 주말을 이용해 축제 장소인 청주를 찾은 외지 방문객은 20% 정도인 4천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축제준비위원회(위원장 김동진)에 따르면 지난 3일 금요일 삼겹살거리 방문객은 1만여 명을 넘었고, 4일 7천여 명, 5일 5천여 명 정도로 3일 동안 모두 2만2천여 명 정도가 다녀간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당초 예상 방문객수인 1만2천명을 훨씬 웃도는 것이어서 방문객 수로 보면 성공한 축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수치는 3일 간의 축제 기간 동안 삼겹살 업소 14곳에서 판매된 삼겹살을 근거로 추정된 것으로 삼겹살 전체 판매량은 1만5천명 분량으로 나타났다. 삼겹살 식당 업소별 평균 판매량은 1천명 분량을 넘었으며 적게는 700명 분량에서 많게는 2천명 분량을 넘긴 업소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겹살이 동나거나 앉을 자리가 없어 삼겹살거리 내 다른 음식업소를 찾은 방문객 등을 포함하면 3일 동안의 방문객수는 결국 2만명을 넘겼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사흘 간 판매된 소주는 4천여 병이며 맥주는 1천여 병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외지 방문객들은 주로 토요일과 일요일에 많이 찾아 온 것으로 파악됐다. 외지 방문객수 파악을 위해 삼겹살거리 업소들은 10개 테이블 당 외지 방문객 비율을 확인하는 방법을 사용했는데 주말에는 적어도 10개 테이블 당 2개 정도는 외지손님들이었던 것으로 미뤄 전체 방문객의 20%인 4천 명 정도가 외지인들이었던 것으로 추정되었다.

◆방문객 수용 한계...삼겹살 수급도 차질

반면 축제의 문제점들도 적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점은 삼겹살거리 내 삼겹살 식당업소가 모두 14곳밖에 되지 않아 방문객들을 모두 수용하는 데는 근본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는 점이다. 업소 확대를 위한 행정기관의 정책적인 시도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와 함께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방문객이 찾아오면서 삼겹살 수급에 차질이 생긴 것도 큰 문제점이었다. 업소별로 구비된 숙성냉장고로는 필요 물량을 충분히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향후 대형 저장시설의 설치 필요성이 대두됐다. 또한 무료시식 행사를 비롯한 시식 행사에 지원인력이 부족했던 점과 행사경품 부족 등도 보완해야 할 점으로 분석됐다.

김동진축제준비위원장은 "삼겹살거리가 생긴 이후 연 사흘 동안 이렇게 많은 사람들로 붐빈 적은 없었다. 이번 처음으로 실시한 축제 형식의 행사를 통해 상인 본인들은 물론 청주시와 시민들도 청주삼겹살과 삼겹살거리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며 "내년 2018청주삼겹살축제는 청주시의 위상에 맞게 더욱 짜임새 있고 규모화된 행사로 치르고 싶다"고 말했다.

◆'삼소데이'도 나왔다

이밖에 서문시장은 매월 첫째주 토요일은 청주 삼소데이를 마련한다.

청주삼겹살거리발전위원회(위원장 김동진 이하 '청주삼발위')는 매월 첫째주 토요일을 '삼소데이'로 정하고 삼겹살거리 내 회원 업소에서 가격 할인행사 및 문화행사를 동시에 추진하기로 했다. 삼소데이는 '삼겹살에 소주'로 '삼겹살삼삼오오 소통하는 날'을 뜻한다.

삼겹살거리 조성 이후 처음으로 실시되는 삼소데이는 4월 1일 만우절에 치러지며 이번 삼소데이에서는 삼겹살 3인분을 주문하면 소주 1병이 무료 제공된다. 삼겹살 가격은 시중보다 2천원 정도 싼 1인분에 1만원으로 통일하기로 했다.

삼소데이 추진 배경과 관련해 김동진 위원장은 "지난 3일부터 사흘 동안 치러진 청주삼겹살축제가 여러 면에서 성공적이었다는 자체 평가에 따라 축제의 효과를 연중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해 정기적인 행사를 자체 기획하게 됐다"며 "치킨과 맥주가 결합된 치맥데이처럼 삼겹살과 소주를 묶은 삼소데이를 주말에 실시함으로써 청주삼겹살거리를 홍보하는 동시에 외지 방문객을 유치하기 위해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삼소데이 문화 행사로는 시민들의 재능기부를 통한 각종 버스킹 공연과 삼겹살소통 수기 모집, 소통시민상 시상식, 그리고 벚나무 감사협약식 등이 치러질 예정이다.

삼겹살소통 수기 공모행사는 삼겹살을 매개로 불통을 소통으로 바꾼 경험 등을 공모하는 것으로 이는 청주삼겹살을 '소통의 대표음식'으로 상징화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청주삼발위는 직접 응모나 각종 SNS를 통해 응모된 수기를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한 뒤 삼겹살 식사권을 상품으로 증정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청주삼겹살거리 상인들의 자구적인 노력으로 전국에서 처음으로 치러지는 삼소데이를 통해 청주가 더욱 알려지고 외지 방문객이 늘어나길 기대한다"며 "봄맞이를 겸한 이번 삼소데이에 즐겁고 고소한 소통의 자리들이 삼겹살거리에서 벚꽃처럼 피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영택 청주시 일제리경제과장은 "삼겹살거리 조성, 풍물야시장 등 지자체와 상인들이 협조해 상권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 정착단계에 달했다"며 "서문시장 상인들도 그동안 고대하던 기반시설 사업이 마무리된 만큼 뼈를 깎는 자구책으로 시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나가고 있어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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