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최익성 플랜비디자인 대표

이 사진은 해당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 자료사진 (클립아트코리아)

바야흐로 봄이다. 주위를 돌아보라. 만물이 새롭게 태어나고, 새순이 하나하나 올라온다. 조만간 모두 초록이 되고, 꽃이 만개할 것이다. 아니 이미 만개한 곳도 있을 것이다. 우리의 사계절은 참 좋은 것이다. 계절의 변화가 삶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변화는 어떻게 만들면 좋을까? 오늘은 이 질문으로 글을 열어본다.

최근 필자가 진행하는 컨설팅하고 있는 기업의 임원 C로부터 들은 얘기이다. 최근 관심 사항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본부 구성원들이 너무 쳇 바퀴 도는 것처럼 일상을 대하고 있어요. 그래서 OOO전략을 수립하고,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기업의 K는 신임 팀장으로 3월에 보직을 받았다. K팀장은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해보겠다는 열의와 의욕이 충만하다. 현재는 상황 파악 중이지만 4월부터는 다섯 가지 핵심 과제를 설정하여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C전무는 노련한 리더이다. 현장에 대한 경험도 많고, 임원으로서도 목표를 초과하는 성과로 최고경영자에게 인정받는 임원이기도 하다. K팀장은 똑똑한 리더이다. 실무자일 때 누구보다 열심히 했고, 동기들 중 가장 먼저 팀장이 되었다. 두 사람의 지위는 다르지만 두 사람이 변화에 대해 가지고 있는 열의의 높음은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이다. 역시를 변화를 추진하는 방식에도 변화도 비슷하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제시하고, 사람들에게 그것을 해야 함을 강조한다. 그리고 변화의 과정을 면밀하게 체크한다. 필요하면 설득하는 과정을 계속한다. 그런데 구성원들은 생각만큼 따라오지 못한다. 인간은 필연적으로 변화를 싫어하기 탓이라 생각하고 계속해서 변화에 대해 강조하다. 그렇지만 여전히 답보상태인 경우가 많다.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 새로움에 대한 전략과 계획이 위주이기 때문이다. 생각해보자. 봄이 와서 집을 새 단장하고 싶다. 가구점에 가든, 인테리어 가게를 가든, 마트에 가든 우리는 뭔가 새로운 것을 살 수 있다. 그런데 그 전에 하는 행위가 있다. 바로 안 쓰는 물건들을 버리는 것이다. 그렇다. 뭔가 새로운 것을 하기 위해서는 버리는 행위가 먼저 있어야한다.

변화를 위한 선행할 행동은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리스트업 한 후 과감하게 중단하거나 폐기하는 것이다. 그것이 힘들 다면 조금씩 줄여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전략의 적은 전략인 경우가 많다. 기존의 전략 위에 새로운 전략을 올리는 우(愚)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혁신가 중 한 명이었던 스티브잡스의 일화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가 있다. 잡스는 자신이 영입한 존 스컬리(전 펩시콜라 사장)에 의해 애플로부터 쫓겨난다. 존 스컬리, 마이클 스핀들러, 길버트 아멜리오로 CEO자리가 승계되면서 애플은 계속해서 추락했다. 몰락 일보 직전까지 간 애플은 다시 잡스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복귀 후 잡스가 했던 얘기를 살펴보자. 잡스는 "우리는 신제품 개발 계획을 전면적으로 검토해서 핵심적인 30퍼센트를 제외한 나머지 70퍼센트를 모두 취소시켰습니다. 그리고 대신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컴퓨터 개발 계획을 추가했습니다." 라고 말했다. 잡스의 말이 시사하는 바가 있다. 변화를 위해서는 폐기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익성 대표

징기스칸의 명재상이었던 야율초재는 '하나의 이익을 더 하는 것은 하나의 해를 제거하는 것만 못하고 하나의 일을 만드는 것은 하나의 일을 없애는 것만 못하다(與一利不若除一害 /여일리불약제일해/ 生一事不若滅一事 /생일사불약멸일사)'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대부분 변화를 싫어하다. 그것이 진실이다. 그러나 리더들의 가장 중요한 책임 중 하나는 지속적으로 조직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리더로서 변화를 수용하고, 변화를 만들고, 변화에 참여시키기 위해서는 새로운 변화를 시작하기 전에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정하고 그것을 먼저 폐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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