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정하 정치부 기자

이 사진은 해당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 자료사진 (클립아트코리아)

"롯데는 염치가 없다.", "한국기업들은 중국에서 나가라.", "한국기업 제품을 사지마라." 중국 국민들이 한국의 사드배치를 반대하며 외치던 구호다. 이같은 중국의 반한 감정으로 우리 한국에 정말 커다란 피해를 입었을까? 중국 내에서는 롯데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현지 납품업체들이 롯데마트의 철수를 걱정하고 있고, 사업을 철수한다면 약 10만명이 넘는 중국인 실업자가 발생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또 지난달 중국 수출 규모는 오히려 예년에 비해 16.4% 높아지기도 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지난해 11월부터 현재까지 대중국 수출은 5개월 연속 상승세다.(3월 21일 관세청 조사) 중국 수출은 우리나라의 중간재를 수입한 중국이 완제품을 만들어 수출을 하는 구조다 보니, 경제 제재를 한다고해도 우리나라와의 교역을 완전히 끊을 수가 없는 상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게다가 그동안 중국에만 의존해 수출하던 기업들은 다른 나라로 사업다각화를 꾀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괄목할 만한 점이다.

특히 중국의 경제제재는 엉뚱한 곳으로 불똥을 튀겼다. 중국인들의 한국 관광을 맡아온 중국계 여행사들은 잠정 폐업 상태고, 한국 내 중국인 여행가이드들도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놓였다. 여기에 국내의 중국인 아르바이트생들도, 외국어 학원의 중국인 강사들도 일자리를 잃을까 노심초사다.

김정하 정치부 기자

물론 특정 부문에서 한국도 피해를 입고 있지만, 중국의 사드보복 등 경제제재 조치는 그야말로 '경제적 자해'에 불과한 조치였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19일 선즈화 중국 화둥사범대 교수는 다롄 외국어대학에서 중국의 경제제재 조치의 허점에 대해 강연하자, 이 영상이 중국 국민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으며 인터넷에 빠르게 퍼지고 있는 상태다. 선즈화 교수는 "진정으로 중국에 위협이 되는 것은 미국과 일본인데 대체 누가 이런 아이디어를 냈는지 모르겠다"며 "현재 주변국 모두가 중국에 비우호적인 상황에서 사드 갈등은 중국의 또다른 실책"이라고 평가했다. 이제 우리는 과연 중국의 사드 보복 등 경제 제재를 '위기'로 봐야 할 것인지, '기회'로 봐야할 것인지 다시한번 생각해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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