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김전원 충북인실련 상임대표

이 사진은 해당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 자료사진 (클립아트코리아)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힐지도 모르니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고 일러준 그 어른이 안전의 정지신호와 위험의 경적을 무시한 채 군자의 대로를 횡단하다 급한 성미 앞세워 명부에 먼저 나간다. 언행일치 안 되어 믿을 사람 하나 없대도 어른은 대꾸가 없다. 어른답지 못하게 살았음이리라. 장성한 자식들이 분쟁을 하면 그 집엔 어른도 없느냐고 혀를 차고, 주민들의 이해관계로 갈등이 심화되면 그 지역엔 어른이 없어서 그렇다고 안타까워하는데, 나라발전에 크게 공헌한 훌륭한 인재를 많이 길러낸 고장을 지날 땐 지방어른(先賢)들의 정신 잘 이어받아 그렇다며 고마워한다. 어르신을 믿습니다.

집안의 어른인 가장에서부터 지역의 어른이라는 기관장, 사회와 정계의 어 른인 큰 일꾼에서 경제계와 문화계의 대부라는 굵직한 어른, 학계와 종교계의 큰 어른, 연치로 얻은 경로석과 우대권 주인의 대우어른, 좌상과 연장의 당연어른, 그리고 애어른과 어른애에 이르기까지 우리 주변엔 자칭 타천의 어른들이 참으로 많은데, 어른 같은 어른다운 어른스런 참 어른은 누구인가. 연륜이 덜 감겼어도 나이 들어 마음이 자라 상대를 배려하면서 자기 행위에 책임을 지는 그런 사람을 우리는 보통 어른이라고 한다. 이들은 누군가를 가르치려 들거나 명령하지도 않으면서 본보기의 당당수행으로 남의 길 밝혀주고, 자신의 책무에 충실하며 세상을 올곧게 이끌어가는 마음의 등불인 사회의 어르신인 당신은 우리 모두의 기둥이다.

다른 사람을 올려 바라보며 따르기만 하던 자신이 시나브로 나이 들어 입장 바뀌어 남의 이목의 대상이 되니 철들어 시선 따가워 행동거지 조심되며, 말씨에도 무게가 실린다. 언행 다듬어가며 어른이 되는 과정이다. 나이 값하기보다 나이 듦에 아래 사람 끌어안는 마음씨 길들이며, 간신히 올라선 한층 직위로 후진사기 꺾기보다 숙달된 능력으로 자신 위로 밀어주고, 어울려 사는 세상조화 이루도록 내 것 뒤로 밀며 옆 사람 챙기면서 어른 됨의 마음 밭에 고운 인성 바르게 심어준다. 존경하며 뒤따르는 이들의 사변이다.

다가오는 이웃피해 앞장서 돌려주고, 흙탕 이룰 그른 버릇 잡아주며, 내살 도려 생면부지의 시든 삶에 생기 돋우고, 쓸 만한 것 모아다가 엄동구들 데워주며, 내 떡 떼어다가 배움 갈증 풀어주고, 천애고아 자녀삼아 고이 길러 대궐의 기둥세우니 참 어른이라 존경모델로 파장이루며 어른애 구분 없이 바른 인성으로 넓고 깊게 퍼져간다. 우리 고을의 어른다운 어르신, 당신이 참 어른이다. 일회용 어른들이 많다고 제발 체통 좀 살려서 체면 지키며 민낯의 진면으로 애들 앞에서라도 좀 어른스러워지란다. 권불십년이라는데도 거기에 모든 것 다 내다 걸어 놓으니 대신 살아줄 친구 잃고, 평생 지켜줄 가족도 잃으며, 영구 침대 놓을 자리까지 망실하는 짓보다 하루를 살아도 사람답게 살아보잔다.

김전원 충북인실련 상임대표

나라의 어른이나 국민 급의 어른도 어른답지 못하면 유효기간이나 적용효과 못 믿겨 천애절벽으로 추락하지 않았던가. 어른답지 못함의 끝은 그런 것이다. 어른이 따로 없다. 어른다우면 된다. 그러면 서로 믿고 따르고 함께하니 농단의 혼란도 사라진다. 어른답게 사시길 온 국민이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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