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미온·세종시 반대 불구, 청주시 국토부에 단독 건의 예정
경기도 안성~세종 구간 동쪽으로 이동시켜 오송 통과 노선안 유력

이 사진은 해당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 자료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청주시의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서울~세종 간 고속도로 노선의 청주 경유 추진에 험로가 예상된다. 청주 경유에 충북도가 다소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예기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KTX 세종역 신설을 놓고 도와 갈등을 빚고 있는 세종시가 청주 경유를 반대한 것이다. 청주시가 이런 악재를 뚫고 오송 경유를 관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에 따라 서울~세종 간 청주경유안에 대해 긴급 점검한다. /편집자

이춘희 세종시장은 최근 '서울~세종 고속도로'의 청주 경유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고속도로의 노선을 변경하면 사업 추진이 상당히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청주를 거치면 보상비가 많이 들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도 들었다.

◆"세종시, 경제성 떨어진다며 원래 계획대로" 주장

이 시장은 "원래 계획했던 노선대로 추진했으면 좋겠다"며 국토교통부에 시의 뜻을 전달했다고 했다.

세종시의 이 같은 입장에 정부가 간과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제2경부고속도로에서 서울~세종 간 고속도로로 명칭과 구간을 변경하면서 세종시가 종착지가 됐기 때문이다.

충북도가 청주 경유를 국토부에 공동 건의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단서를 달은 상황에서 맞은 악재다.

도는 대한교통학회에서 검토 중인 서울~세종 고속도로의 청주 경유 노선이 중부고속도로 확장을 위한 비용대비 편익률(B/C)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청주 경유 노선이 중부고속도로 확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면 반대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양측이 합의점 도출에 실패하면 청주시는 단독으로 오송 경유를 국토부에 건의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청주시는 서울~세종 고속도로 노선의 청주 경유가 세종과 대전, 청주의 상생 발전을 위해 필요한 만큼 꼭 관철한다는 입장이다.

◆청주시, 도 협의 후 수정안 제출

이승훈 청주시장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서울~세종고속도로가 검토되면서 중부고속도로 확장 필요성이 낮아진 게 사실"이라면서 "최근 실시된 연구용역에서도 이런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 문제를 두고)도와 최대한 합의점을 찾겠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단독으로 국토부에 서울~세종고속도로 청주 경유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서울~세종 고속도로 사업비가 애초 6조7천억원에서 7조5천억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지역이 골고루 그 효과를 볼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을 국토부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주 경유가 중부고속도로 확장 B/C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달 초 수정안이 나오면 도와 협의 후 제3자 공모에 맞춰 국토부에 청주 경유를 공동 건의하겠다"고 덧붙였다.

◆'구간 동쪽으로 이동시켜 오송 경유안' 유력

현재 대한교통학회는 지난달 15일 최종 보고회 때 국토부에 건의할 노선으로 채택된 2개 안을 수정 보완하고 있다.

청주 경유가 중부고속도로 확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으면 추진하고, 반대 결과가 나오면 국토교통부 제시안을 수용하게 된다.

애초 학회가 검토한 4가지 방안을 살펴보면 1안은 청주 오송 서쪽을 근접 통과하는 것이다. 경기도 안성~충북 진천 백곡~오송~세종시로 연결된다.

2안은 오송 2산업단지 서쪽을 지나게 된다. 오송과 세종시를 간선급행버스체계(BRT)로 연결한 점이 1안과 다르다. 3안은 안성~세종 구간을 동쪽으로 우회시켜 오송 산업단지 중간을 지나가는 노선이다.

4안은 안성에서 청주 나들목(IC)을 직접 잇는 방안이며 청주와 접근성이 가장 좋다. 다만 세종시에 인접하지 않아 고속도로 건설의 취지에 벗어난다는 지적이다. 나머지는 1~3안을 재검토해 경제성 등이 높은 것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 중 가장 유력한 것은 3안으로 경기도 안성~세종 구간을 동쪽으로 이동시켜 청주 오송을 지나게 하는 노선이다. 서울~세종 간 고속도로는 경기 구리~안성~세종 129㎞ 구간에 왕복 6차선으로 건설될 계획이다.

서울~안성 71㎞ 구간은 오는 2022년, 안성~세종 58㎞ 구간은 2025년에 각각 개통할 예정이다.

◆청주경유안 수용될 지 '이목'

하지만 국토부가 서울~세종 고속도로 노선의 청주 경유를 수용할지는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기존 노선 변경에 대한 타당성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국토부가 내놓은 서울~세종 고속도로 노선의 비용대비 편익률(BC)은 1.09이다. 하지만 4개 방안의 BC는 0.9~1.07로 낮다.

도가 추진하는 중부고속도로 확장 사업에 악영향을 끼치고 지역 개발 효과도 낮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처럼 충북도와 청주시는 지난해 서울~세종 간 고속도로 노선의 청주 경유를 놓고 견해차로 갈등을 겪고 있다. 도는 중부고속도로 확장 사업을 위해 기존 노선과 오송을 지선(6.4㎞)으로 연결하자고 주장했다.

반면 시는 지역 발전 등을 위해 청주 오송을 거쳐야 한다고 맞서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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