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이 원인...미분양 눈덩이, 관리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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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아파트 공급과잉'으로 인한 지방발(發) 미분양 공포가 현실화됐다.

특히 충북 음성지역에서는 청약자가 한 명도 없는 '청약제로'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같은 현상은 공급물량 과잉에서 비롯된 것이다.

지난 1~2년간 공급과잉 지적에도 건설사들이 너도나도 '밀어내기'식으로 분양 물량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3대책과 조기대선으로 분양일정을 올 하반기 이후 늦춘 곳이 많은 만큼 상품이나 입지가 떨어지는 곳은 청약흥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 청약경쟁률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청약을 진행한 37개 단지 중 18곳에서 미분양이 발생했다. 1순위에서 마감한 수도권과 달리 지방에서 분양한 단지는 청약률이 매우 저조했다.

실제 지난달 충북 음성군 생극면에서 분양한 '음성 생극 태경에코그린'의 경우 총 104가구를 분양했지만 1순위뿐 아니라 2순위에서도 청약 접수자가 한 명도 없었다.

또한 청주시의 '흥덕 파크자이'는 635가구를 공급할 예정이었으나 청약자가 66명에 그쳐 10%대 청약률을 보였다.

한국토지신탁이 청주시청 인근에 지하 5층, 지상 49층 '청주 행정타운 코아루 휴티스' 530가구를 분양 중인데 84㎡ B형(264가구)이 2순위를 포함해 39명, 84㎡ B형(266가구)은 59명이 청약하는데 그쳤다.

지난달 기준 충북의 미분양 아파트는 전달보다 61가구가 줄었지만 여전히 3천982가구에 달한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575가구에 달하고 있다.

이달 들어 한꺼번에 1천105가구의 미분양이 발생, 누적 미분양 가구 수는 5천가구를 이미 넘어섰다

이는 조기 대선으로 인한 불확실성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수요자의 불안감이 겹쳐 수요가 멈춘 것으로 보인다.

상황은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충북 최대 규모 아파트단지가 공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동남지구는 총 18개 단지 1만4천174세대의 아파트(공동주택) 단지 건립이 확정돼 용암1, 2지구와 연계해 매머드급 신도시가 조성된다.

시는 지난달 대원칸타빌 2개 단지를 승인해 현재까지 민간 아파트 12단지 중 ▶㈜이지개발산업 562세대 ▶㈜아이시티건설 2개단지 1천407세대를 포함해 총 5단지 3천351세대에 대한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했고 ▶㈜아이시티건설 2개단지가 건축·경관 심의 진행중이다.

공급 일정은 오는 5월 대원 칸타빌 2개단지 1천382세대를 시작으로 단지별 토지사용 시기에 맞춰 순차적으로 분양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한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분양 호황이라 지방을 중심으로 한 분양 계획이 올해도 많았는데 연초부터 상황이 좋지 않다"며 "정해진 일정을 바꿀 수는 없어 애만 태우는 지경"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청주지역의 경우 충북 최대 택지개발지구인 동남지구 아파트가 다음달부터 대규모로 공급될 예정이어서 미분양사태는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아파트 공급과잉으로 미분양이 늘면 부동산 시장 침체가 가속화될 수 있어 정부와 지자체는 인·허가 물량을 줄이는 방안 등 다각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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