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김대식 천안 ㈜다영푸드 대표

이 사진은 해당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 자료사진 (클립아트코리아)

봄꽃소식과 함께 미세먼지가 극성이다. 황사만으로도 괴로운 철에 미세먼지까지 엄습하여 우리의 건강을 괴롭힌다. 미세먼지가 천재(天災)가 아닌 인재(人災)라는 점에서 더 괴롭다. 환경과 공존할 방법의 모색이 더욱 절실해지는 요즈음이다. 조기대선이 사상 유래없는 장미대선으로 치러지고 있는데, 유력 대선주자들이 공통으로 주장하는 공약의 하나가 눈앞에 닥친 4차산업혁명에 대한 대비이다. 4차 산업혁명이란, 2016년 1월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처음 언급된 개념으로, "3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과 바이오산업, 물리학 등의 경계를 융합하는 기술혁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최초의 산업혁명은 18세기말 증기기관의 사용에서 시작되었다. 동력발생원으로 증기기관을 사용하게 되면서 생산성의 비약적인 향상이 일어난 시기로, 농촌사회가 산업사회로 전환되는 계기가 되었다. 2차 산업혁명은 19세기말 전기동력의 사용에서 비롯된 대량생산시스템의 사용을 일컫는다. 조립시스템과 컨베이어벨트시스템을 통한 대량생산체제의 등장으로 특징지어지며, 모터와 전기의 결합으로 더 쉬운 제어가 가능해지면서 생산성이 대폭 높아졌다.

3차 산업혁명은 1980년대이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전환을 일컫는다. 컴퓨터를 이용한 생산자동화, 정밀제어에 따른 생산능력의 비약적인 확장이 이뤄졌으며, 컴퓨터, 인터넷, 정보통신기술의 진화를 가져와 4차산업혁명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3차산업혁명의 연장선에서 '융합과 연결'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있다. 사물과 인터넷이 연결되고, 이업종이 서로 융합하면서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향상은 비즈니스와 조직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하고 있다.

1차 산업혁명에서 3차 산업혁명까지의 과정은 인간의 손과 발을 기계로 대체하면서 생산성의 향상을 가져왔다면,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AI)이 바야흐로 인간의 두뇌를 대신하는 시대의 도래를 알린다는 점에서 기존의 산업혁명과는 인식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 3차에 걸친 산업혁명이 인간을 보조하는 수단의 향상에 따라 생산구조와 사회구조가 변화되었다고 볼 수 있는 반면에 4차산업혁명은 인공지능이 과연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인간의 존재 자체에 대한 물음을 포함하고 있다.

식품업에 있어서도 4차 산업혁명은 눈앞에 다가온 현실로, 이에 대한 빠른 적응은 기업의 생존의 문제이다. 식품은 좋은 원재료에서 출발한다. 식품의 경쟁력을 위해서는 원료의 경쟁력이 우선되어야 한다.스마트팜이 시범운용되어 양질의 원료 생산량을 비약적으로 확대하는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활용으로 병해충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출하시기를 조절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식품생산공정에서 자동화 시스템의 과감한 도입이 필요하다. 현재도 식품산업은 3D업종으로 분류되어 만성적인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지만, 앞으로도 생산활동인구는 갈수록 줄고 출산율저하에 따른 인구절벽이 이른 시일내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점에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독일 아디다스사의 스피드 팩토리(speed factory)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김대식 대표

또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유기적인 생산분업시스템을 도입해 생산공정의 아웃소싱을 활발하게 실시해야 한다. 스피드가 생명인 현대 경쟁사회에서 대기업이 자체적으로 모든 제품의 생산을 전부 소화하는 것은 능률이 떨어진다. 적극적인 협업과 분업으로 대기업과 협력업체가 상생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며, 중소기업은 특화된 기술과 노하우로 독보적인 킬러 컨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패러다임의 전환을 통해 소비자위주로 업계를 재편해야 한다. 제품을 개발하고 마케팅을 통해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개인별 취향 맞춤형 식단, 소비자 건강관리를 위한 식단을 개발하고 이에 맞는 제품을 생산 및 공급하는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

식품업 종사자의 입장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해 기대보다는 우려가 높다. 식품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인력의존도가 높을 수 밖에 없고, 원료 의존도가 높은데다가 공정자동화가 쉽지 않은 산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영세중소기업이 대다수인 식품업계의 상황에서 빅데이터, 데이터 마이닝,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의 트렌드를 이해하고 현장에 접목하기란 요원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기본적으로 현재보다 진일보한 식품 위생과 안전이 담보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같은 식품업계 종사자들의 분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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