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최현구 내포·홍성·예산 주재

자료사진 / 중부매일 DB

스몸비(Smombie)는 스마트폰과 좀비(zombie,살아있는 시체)의 합성어로 스마트폰에 시선을 고정한 채 좀비처럼 걸어 다니는 사람을 뜻한다. 때론 스마트폰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는 사람을 지칭하기도 한다. 현대인의 필수품인 스마트폰은 생활의 편리성과 중독성이라는 양극화가 뚜렷해졌다. 전 세계가 스몸비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중국에서는 고개를 숙이고 다닌다고 해서 '저두족(低頭族)'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미 우리는 스마트폰의 노예가 되어버렸고 주관적인 생각보다는 습관적인 생활들이 사회의 주를 이루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더욱 심각한 것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어린이가 늘면서 '스몸비 키즈'라는 단어도 생겨났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지난해 전국 약 1만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부모가 스마트폰이 없으면 금단증상을 보이는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인 경우 유아 자녀가 위험군에 속하는 비율은 23.5%로 나타났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포켓몬GO 역시 스몸비에 대한 경고 문구를 담고 있다. 실제로 포켓몬 사냥을 하다 사고가 난 사례가 자주 매스컴에 등장하기도 한다. 지난 2월에는 독일에서 신호제어 담당자가 스마트폰 게임에 몰입했다가 90여명의 사상자를 낸 최악의 열차 충돌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또 스몸비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무분별한 셀카와 인증샷을 찍어 대는 바람에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위협받고 있다.

최현구 기자

헬스 클럽과 대중목욕탕 등 신체 노출이 불가피한 공중이용시설에서도 자주 출몰하면서 주위에 피해를 끼지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의 25%가 스몸비로 추정된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스몸비에 대한 다양한 예방책과 규제가 마련되고 있지만 무엇보다 급선무인 것은 이용자의 인식 변화다. 스몸비의 위험성을 알리는 각종 캠페인과 퍼포먼스 등을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을 걷어낼 필요가 있다. 급변하는 현대화가 오히려 인간의 정서를 메마르게 하고 있으며 작은 유리상자 하나로 인한 편리함보다 피해가 늘어가고 있다. 때론 정이 넘쳐나던 과거 아날로그시대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엔 대부분이 공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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