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기자단] 시골아낙네

해마다 하나 둘씩 늘어나는 장항아리들. 결국 올 봄에 장독대 확장 공사까지 했다. 장을 담근지 60일이 지난 뒤 기다리던 장 뜨는 날이 찾아왔다.

우선 간장을 담을 작은 항아리 두 개를 잘 닦아두고 항아리 소독을 해준다. 항아리 소독은 볏짚을 태워 넣어주면 되는데 신기하게도 그 동안 배어있던 장 냄새나 김치 냄새가 '싹'사라진다. 소독하고 남은 재는 물로 씻지 않고 마른 행주로 닦아주면 된다. 항아리도 소독하고 김장김치 만들 때 배추 절이는 커다란 고무통까지 꺼냈다면 본격적인 장 가르기 준비가 끝난다.

구수하면서도 달달한 향이 나는 장이 작업의 시작을 알린다. 메주를 건져내고 남은 장물은 고운천에 걸러 항아리에 담아주면 그대로 '간장'이 된다.

이제부터가 진짜 힘든 된장 만들기다. 건져 낸 메주에 장물을 부어주고 끓여놓은 채수와 약수도 넣는다. 채수는 조미료를 넣지 않아도 감칠맛이 좋아지는 고추, 양파, 대추, 표고버섯 등 으로 푹 끓인 것이다. 약간의 소금과 변질을 막아주는 고추씨 빻은 것과 친정엄마가 보내주신 메주가루도 넣어준다.

재료가 다 들어갔다면 덩어리가 생기지 않도록 잘 버무려 줘야 한다. 생각보다 양이 많아 손으로 하나하나 주무르고 풀어주는데 꼬박 두시간이 흘렀다. 그렇게 두 시간의 사투 끝에 된장도 마무리됐다.

몸은 좀 고된 하루였지만 완성된 장항아리를 보니 뿌듯하다. 한 번에 많은 양의 장을 담그다보니 팔다리, 허리가 쑤셨는데 그래서 내년부터는 조금씩 담그기로 결심했다.

올해도 구수하고 달달하게 맛있는 장으로 익어가기를 바라며 시골집 장 뜨는 날의 풍경의 소개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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