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투표로 결정...예산삭감 예결위 부활도 장담 못해

노지형쓰레기매립장반대집회 / 신동빈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청주시가 조성 방식을 지붕이 없는 '노지형'으로 바꾼 제2 쓰레기 매립장 예산의 시의회 통과가 산 넘어 산이다.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전액 삭감의 기류가 흐르는데다 예결결산위원회에서 '부활'하는 것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청주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는 19일 환경관리본부 등이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반영한 사업 관련 예산을 심사했다.

제2 매립장 예산 103억원(국·도비 포함)도 포함됐다. 이 사업은 시가 애초 계획과 달리 노지형으로 변경하면서 주민 사이에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의원들 간 치열한 찬반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도시건설위 소속 의원들은 질의 없이 20일 계수 조정에 들어가기로 했다.

사실상 투표로 결정한다는 의미인데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 위원회는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의원 4대 4로 구성됐다. 찬반 의견이 동수로 나오면 부결 처리가 원칙이다.

오는 24~25일 열리는 예산결산위원회에서 매립장 예산을 부활하기도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예결위는 상임위에서 삭감한 예산을 검토한 후 사업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예결위원 간 협의나 투표를 통해 살릴 수 있다.

그러나 변수가 발생했다. 예결위원인 남연심 의원이 이날 자유한국당을 탈당, 국민의당에 입당했기 때문이다. 이승훈 청주시장과 같은 당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주도하고 있는 예결위 의원 수가 자유한국당과 민주당 각 7명, 국민의당 1명으로 새롭게 짜여졌다.

남 의원의 결정에 따라 매립장 운명이 결정되는 셈이다. 제2 매립장 예산이 상임위에서 부결되더라도 예결위에서 살린다는 시의 구상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이럴 경우 오는 27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매립장 예산을 세울 수밖에 없게 된다. 삭감된 예산에 대해 시의원이 이의를 제기하고 투표를 통해 부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에 과반이 찬성하면 된다. 자유한국당 의원(20명)이 민주당(17명)과 국민의당(1명)보다 많기 때문에 가능하다.

문제는 청주시의 새 상징물(CI)처럼 자유한국당과 민주당 간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

자유한국당이 무리하게 본회의에서 제2쓰레기매립장 예산을 부활시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20일 나오는 이 시장의 항소심 선고 결과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이 당선무효형을 받으면 대법원에서 이대로 형이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시의회는 노지형으로 변경된 제2 매립장 예산을 세우는데 적극적이지 않을 수 있다. 이를 종합해 볼 때 제2매립장 관련 예산의 시의회 통과는 그리 녹록하지 않다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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