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오상영 유원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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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을 이끌 키워드는 교육이다. 세계 경제가 정의하는 4차 산업혁명은 초연결(hyper-connection)과 초지능(super-intelligence)의 융합이다. 특징적인 것은 융합되는 혁명의 요소가 이미 상당한 지식의 결합체라는 것이다. 3차 산업혁명의 정체는 정보였다. 그리고 정보의 요소는 가공되지 않은 원 자료(resource data)였다. 단순한 요소를 통해 IT를 접목하여 3차 산업혁명을 일궜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은 원초적 요소부터 복잡하게 가공된 결정체이다. 따라서 미래 산업혁명의 주체가 되고자 한다면 1차 요소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능력을 갖추지 못한 국가는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을 가질 수 없다. 과학, 기술, 그리고 인문학과 융합된 창조적 산출물을 생성할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지는 국가만이 4차 산업혁명을 통해 국부를 창출할 수 있다. 즉 창의적 융합지식을 창출할 수 있는 교육이 없다면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쥘 수 없는 것이다.

시대의 구분은 다양하다. 문화예술 분야의 혁명적 구분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유난히 시대를 구분하는 잣대로 산업 혁명이 이용되는 것은 경제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산업혁명은 국가 간의 경쟁과 직결되어 있다. 따라서 정부는 산업혁명의 패러다임을 리드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능력을 키우는 것은 교육이다. 그러므로 정부의 미래 교육정책이 우리 경제의 키(key)를 쥐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교육 정책은 어떠한 방향으로 가야하는가.

이명박 정권부터 9년간의 대학 정책은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는 정책 중심이었다. 산업 수요 인재 양성을 표방했지만 목적은 대학의 정원을 줄이는 것이었다. 물론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1차적으로 필요했던 정책이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미래교육 중심의 학사구조개편을 유도해야 한다. 향후 15년 이후에는 현재 직업의 60% 이상이 없어 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식자들의 식견에 따라 다르겠지만 현재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이 미래 문제의 본질은 아니다. 이미 2차, 3차 혁명 때에도 수많은 일자리가 없어졌다. 로봇이 인간의 삶 전반을 지배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만 논리적으로 설명력이 약하다. 한 예로 정보화 혁명 이후 IT를 활용 못하는 사람은 직업을 잃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3D 업종 종사자가 없어서 외국인을 고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여 두려워해야 하는 본질은 초연결, 초지능을 영위할 수 있는 교육체계와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는가 하는 점이다. 그것이 정규교육과정에서 말하는 학사구조이다. 그럼 어떤 학사구조 개편이 필요한가. 지면의 한계점으로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지향 점에 대해 한 예를 제시한다면 다음과 같다. 기억할 수 있는 지식(a memorable knowledge)과 찾을 수 있는 지식(a findable knowledge) 중 어떤 교육을 시도해야 하는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오상영 교슈

4차 산업혁명의 정체가 연결과 지능이다. 즉 지능은 기억할 수 있는 지식 중심의 교육이 필요할 수도 있고, 연결은 찾을 수 있는 지식의 교육이 필요할 것이다. 물론 좀 더 분명한 정의가 필요하지만 이미 암기력은 컴퓨터를 이길 수 없다고 판단되고 있다. 즉 IT장치가 할 수 있는 암기력에 교육을 집중하기 보다는 암기된 지식을 융합하여 합리적 또는 주관적 판단을 할 수 있는 교육에 집중해야 한다. 20년 이상 대학 교육에 직접 참여하면서 얻은 결론의 하나는 교육수요자는 암기능력이 뛰어나기도 하지만 암기를 제대로 못하는 사례도 많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비록 암기는 못하지만 IT장치를 이용하여 융합하고, 창의적 산출물을 만들어 내는 훌륭한 사례도 많았다. 많은 사람들이 혁신적으로 변화하는 것에 저항한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의 시대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는 교육부터 과감한 혁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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