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위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해당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 자료사진 (클립아트코리아)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간식중 하나가 치킨이다. 외국인들에게 '치맥(치킨과 맥주)'하면 한류를 떠올린다. 가정에서 치킨을 배달해 먹는 것은 일상적이 됐다. 그래서 드라마를 통해 한국문화를 접한 요커(중국관광객)들이 한창 우리나라를 방문할 때는 수천 명이 치맥이벤트 행사에 참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치킨값이 대폭 인상돼 주머니사정에 여의치 않은 직장들은 치맥도 마음껏 먹기 힘들게 됐다. 여기에 계란, 라면과 도시가스비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 대선을 앞둔 어수선한 시기에 생활물가가 상승하면서 서민가계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 BBQ가 8년 만에 가격을 인상하고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계란값이 또다시 한 판에 1만원을 넘나들면서 서민가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가처분 소득이 줄어든 중산층과 서민들은 '치킨 2만원·계란 1만원' 시대가 성큼 다가오자 갈수록 팍팍해지는 살림살이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 BBQ는 최근 10개 품목의 가격을 품목별로 8.6~12.5% 인상했다. 일부 메뉴는 이미 2만 원이 넘는 점을 고려하면, 거의 모든 메뉴가 2만원 전후에 형성된 셈이다. BBQ가 가격인상을 전격 선언하면서 비슷한 입장인 교촌치킨과 BHC 등 다른 치킨업체들도 조만간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계란값도 최근 다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산란계와 종계 주 수입국이던 미국과 스페인에서도 AI가 발생하면서 수입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특히 소규모 슈퍼마켓 등 일선 소매점에서 파는 계란 한 판 가격은 최근 다시 1만원을 넘나드는 경우가 속출하면서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이처럼 닭·돼지고기 가격은 물론 도시가스 등 연료비, 서민 음식으로 대표되는 라면과 치킨 등 가공식품까지 줄줄이 인상되면서 식품 물가는 3.1% 상승해 식탁물가에 대한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서민들은 "월급과 자녀 성적 말고는 다오른다"며 생활물가 인상에 불만을 보이고 있다.

식품가격 인상은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1월 2.0% 상승하며 4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이어 2월 1.9%, 3월 2.2% 등 2%대 안팎의 상승률이 지속되면서 주부들이 장보기가 무섭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일각에선 권력공백기에다 5월 황금연휴에 맞춰 나들이객의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측되는 제품 가격을 올려 서민들의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전혀 근거없는 지적은 아니다. 치킨과 라면, 삼겹살 등 대표적인 서민 음식으로 분류되는 식품들이 큰 폭으로 인상됐기 때문이다.

지난 4월 통계청이 발표한 '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을 살펴보면 전체 임금근로자 1천968만7천 명 중 월수입 100만∼200만 원이 33.8%, 200만∼300만 원은 14.2%에 달했다. 가뜩이나 먹고살기 빠듯한 상당수 서민들에게 생활물가의 인상은 가계를 더욱 쪼들리게 한다. 정부가 대통령선거전에 기습적으로 인상되는 장바구나 물가를 철저히 관리하지 않으면 서민들의 가계난이 더욱 심각해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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