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광태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위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해당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 자료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우리는 흔히 '젊은 사람들은 버릇이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예절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근래에는 인성교육이 필요하다고 누구나 걱정을 한다. 하지만 최근에야 이 같은 얘기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요즈음 젊은이들은 버릇이 없다"라는 표현은 함무라비 법전 등에 나오는 내용이라 한다. 이처럼 먼 옛날부터 이 같은 주장이 계속하여 회자되는 연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사회의 변화속도가 극히 미미했던 그 당시에도 기성세대들의 입장에서 보면 젊은 세대들은 왠지 모르게 늘 못마땅하게 보였을 것이다. 게다가 기성세대가 자신들의 젊은 시절은 미화시켜 기억하고 합리화 시키려 했던 일면도 한 몫 했을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인간은 발전하는 존재가 아니어서, 사람의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고 변함이 없다는 사실이다. 과학기술은 이전의 토대와 성과 위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발전하지만, 인간은 항상 원점에서 다시 시작함으로 발전하는 존재가 아닌 것이다.

현대는 현기증이 날 정도로 변화의 속도가 너무나 빠르다. 때문에 지금의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에게 느끼는 예절에 대한 세대차의 감정은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성세대의 반성 또한 긴요하다. 먼저 청소년들만 나무랄 것도 못된다. 어른들이 솔선수범을 보여 주지 못한 잘못도 크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말은 귀담아 듣지 않아도 언행은 꼭 따라한다는 점을 상기하자.

교육현장도 마찬가지다. 성적만 높으면 인간성은 나빠도 괜찮다. 대학도 취업률이 중요하지 인성교육은 늘 뒷전이다. 하지만 과정과 절차가 잘못되면 당장은 결과가 좋아도 오래가지 못한다. 건강한 인성적 기초와 바탕이 허약하면, 결국 화려한 스펙은 사상누각일 뿐이다. 직장생활 또한 다르지 않다. 일정한 기준과 시험에 통과해 직장에 들어온 사람들의 능력은 오십 보 백 보다. 문제는 사람 됨됨이다. 웬만한 실력차이는 그 사람의 인성으로 얼마든 메우고도 남는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가장 무서운 얘기가 바로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이다. 이 표현이 무서운 이유는 '첫인상 하나'만 보고 모든 것을 판단하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열이 판단되는 하나'를 갖추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열이 판단되는 하나 중에 '인사'만 한 것이 없다. 한국 사회에서는 인사가 곧 인성이다. 대상을 막론하고 큰 목소리로 인사하는 사람은 누구에게나 좋은 이미지를 심어준다. 좋은 평판이 좋은 기회를 몰고 오는 법이다.

김광태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필자가 리더십 강의 시 강조하는 일화 중 한 가지는 이렇다. "미국 어느 한 회사의 똑똑한 중역 간부가 본사에 따져 묻는다. 나는 일도 잘하고 능력도 출중하며 업무성과도 탁월한데, 왜 임원으로 승진을 안 시켜줍니까? 본사의 답변은 이랬다. 맞다. 하지만 당신은 미소도 짓지 않고 유머도 없다. 게다가 청소부나 경비원에게 인사도 하지 않는다. 애석하지만 그래서 임원으로서의 자격이 없다." 리더는 얼마나 높은 지위에 오르느냐보다는 그 지위를 감당할 도덕적 품성의 그릇을 구비하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어떤 일을 하든 어떤 직위에 오르든 결국 인성으로 귀결된다. 먼저 '사람'이 돼야 한다. 우리 사회를 책임질 젊은이들이 올바른 인격체로, 훌륭한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인사'습관을 생활화하는 뜻깊은 가정의 달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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