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수양개보존회' 창립…초대 회장에 정하모 前 단양군수

 11일 오후 단양 수양개 선사유물전시관에서 열린 '수양개보존회' 창립총회에서 정하모 초대 회장(전 단양군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중부매일 송창희 기자] 세계적인 구석기 유적인 '단양 수양개 유적'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단양군민들이 나섰다.

'단양 수양개보존회'가 11일 오후 2시 단양군 적성면 애곡리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 세미나실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초대 회장은 정하모 전 단양군수가 맡았으며, 이번 창립총회의 취지에 대해 "수양개유적의 학술적인 연구는 학자분들이 하겠지만, 수양개 유적에 대한 관심을 높여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민간단체를 결성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단양 수양개보존회'는 지난 11월 발기인 모임을 열어 임원진을 구성했고, 이날 창립총회에는 뜻을 같이한 80여 명이 참여했다.

이날 창립총회에서는 우종윤 한국선사문화연구원장이 '수양개와 함께 한 35년'이라는 특강을 진행했다. 우 원장은 "수양개 유적은 구석기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세계적 역사 보고(寶庫)"라며 "고대 인류문명의 신비가 이 곳에서부터 열렸다고 할 수 있다"고 그 가치와 의미를 설명했다.

지난 1980년 7월 충주댐 수몰지구 문화유적발굴조사의 일환으로 충북대 박물관팀에서 발굴조사한 수양개 유적에서는 주먹도끼, 슴베찌르개, 찍개, 찌르개, 주먹대패 등의 몸돌석기와 석기제작소 50곳이 발굴됐다. 3만여 점에 이르는 이들 구석기 유물은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후기 구석기 문화의 전파경로를 밝혀낼 수 있는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출토된 주먹도끼 중 1점이 세계 3대 박물관인 영국 대영박물관 한국실에 전시되어 있어 우리나라 대표유물로 위상을 높이고 있기도 하다.

또한 지난 2015년 11월 2일 '제20회 수양개와 그 이웃들' 국제회의 장에서는 '얼굴 새긴 돌'과 '눈금돌'이 재조명돼 학술대회에 참가한 세계 10개국 30여명의 학자들을 놀라게 했다. 3만5천년 전에 두 눈과 입을 선명하게 돌에 새긴 '얼굴 새긴 돌'과 수(數)를 기호화한 '세계 역사상 최초의 자(尺)'인 '눈금돌'은 세계적으로 사례가 없는 귀중한 구석기 유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는 1997년 10월 단양 수양개 유적 21만2천208㎡를 사적 398호로 지정했고, 2006년 7월 25일 '수양개 선사유물전시관'을 개관했다.

발굴 당시 충북대박물관장으로 수양개 유적 발굴을 이끈 이융조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이사장은 수양개의 가치와 의미를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 지난 1996년부터 '수양개와 그 이웃들' 국제회의를 국내와 세계 각국을 넘나들며 매년 개최하고 있다. 청주와 단양 등 국내에서 9회, 그리고 중국 4회, 일본·러시아·폴란드·미국 각 2회, 이스라엘 1회 등 해외에서 13회를 개최한 '수양개 학술회의'에 참여한 국가만도 155개국에 달하며 발표논문은 400여편에 이르고 있다.

이 이사장은 이날 수양개보존회의 출범을 지켜보며 "30여년 전 750m의 집중호우를 뚫고 연구원들과 유적을 발굴했던 당시가 떠올라 감개무량함을 감출 수 없다"며 "세계 구석기 학자들이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당연한 일이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수양개 유적의 가치와 중요성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하루 속히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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