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변호사 꿈꾸는 예비 법조인들

공익 인권변호사를 꿈꾸고 있는 예비 법조인들.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인권법학회 활동을 하는 '인권인터트랩' 회원들은 제6회 공익·인권활동 프로그램 공모전 최종보고대회'에서 '대학 내 인권문제 개선을 위한 교육 및 매뉴얼 제작'을 주제로 활동결과를 발표해 최우수상을 받았다. 사진 왼쪽부터 최일규, 임진혁, 설경, 이주환, 박지호씨. /김용수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공익 인권변호사를 꿈꾸는 예비 법조인들이 있다.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인권법학회 활동을 하는 동아리 '인권인터트랩'(팀장 이주환) 대학원생들이다.

이들은 재단법인 동천(이사장 차한성)이 주최한 제6회 공익·인권활동 프로그램 공모전 최종보고대회'에서 '대학 내 인권문제 개선을 위한 교육 및 매뉴얼 제작'을 주제로 활동결과를 발표해 최우수상을 받았다. 법과 생활의 밀착을 통해 인간의 기본 권리를 찾아주고 싶다고 말하는 당찬 예비 법조인들을 만났다. / 편집자

공익 인권변호사를 꿈꾸고 있는 예비 법조인들.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인권법학회 활동을 하는 '인권인터트랩' 회원들은 제6회 공익·인권활동 프로그램 공모전 최종보고대회'에서 '대학 내 인권문제 개선을 위한 교육 및 매뉴얼 제작'을 주제로 활동결과를 발표해 최우수상을 받았다. 사진 뒷줄부터 시계방향으로 최일규, 임진혁, 박지호, 이주환, 설경씨. /김용수

일상의 인권침해 사례 발굴

'인권인더트랩'은 충북대 로스쿨 인권법학회 소속 대학원생들의 모임이다. 대학 내 인권 침해 사례를 발굴해 인권감수성을 높여보자는 취지로 결정된 일종의 프로젝트팀이다.

이주환(31), 박지호(28), 임진혁(27), 최일규(28) 등 인권법학회 7기와 모임 막내면서 유일하게 여성인 8기 설경(25)씨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충북대 인권문제의 전반적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재)동천이 주최하는 공모전에 활동팀으로 응모했고 7개월간 공익·인권 활동을 수행했다.

인권인더트랩의 도전은 충북대 로스쿨 인권센터의 활성화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이주환 팀장은 "로스쿨 인권센터 인권위원회 소속 교수님들과 센터 활성화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인권센터에서 하면 좋을 것 같은 프로그램들을 수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권인더트랩'의 주된 관심사는 대학 내 인권 침해 문제. 임진혁 씨는 "사전 예방을 위해 인권교육을 실시하고 인권 침해 사례 발생 시 대처 매뉴얼을 담은 리플릿을 제작해 배포했다"며 "인권영화제가 특히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인권인더트랩 소속원들의 첫 공익활동이었다는 점에서도 개개인들에게 시사 하는 바가 적지 않았다. 설문조사 결과는 특히 놀라웠다.

설경 씨는 "대학 내 인권침해라고 하면 흔히 폭행을 떠올리는데 실제로는 강제적인 학과 근로, 교수의 폭언, 성희롱 등 비유형적인 것들이 많았다"며 "단과별 특성에 따라 인권 침해 형태도 차이가 있음을 확인한 기회였다"고 설명했다.


인간 자체로 존중받을 권리

영화 '나쁜 나라' / 뉴시스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을 권리'(임진혁) '약자나 소수자들이 불편하지 않을 권리'(설경)

인간의 권리를 의미하는 인권에 대한 로스쿨생들의 정의는 다양했다. 설경 씨는 "불편함이 인권감수성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며 "약자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지호 씨는 "여성차별과 노동자 차별 사례를 보면, 신분으로 규정하고 그 신분에 따라 차별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며 "인간 자체로 존중받아야 하는 것이 인권"이라고 역설했다.

인권영화제를 통해 소개한 <자백>과 <나쁜나라>는 인권인더트랩 구성원들에게도 울림이 컸다.

이주환 팀장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세월호 유가족들이 정부를 상대로 투쟁하는 다큐멘터리는 지금 우리사회의 현실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한다"며 "<자백>은 개인이 국가 앞에서 얼마나 무기력하고 또 탄압받을 수 있는지 알려주는 영화였고, <나쁜나라>는 온 국민이 아파하는 세월호 사건에 대처하는 주무부처와 국가의 무책임한 행동을 통해 우리시대의 문제를 알려주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슬픔에 잠긴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감성팔이 하지 말라'는 댓글을 달며 비난하는 현실이 가슴 아팠고, 국민과 소통하지 않는 국가를 보면서 답답했다고 말했다.

이주환 팀장은 인권인더트랩의 이러한 활동과 도전이 자치단체의 사업으로 자리 잡아야 마땅하지 않겠냐고도 반문했다.

이 팀장은 "대학에 인권센터가 만들어진 만큼 센터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 지원이 이뤄지고, 자치단체와 시민사회단체도 꾸준한 인권활동 및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성공한 변호사? 동네변호사!

공익 인권변호사를 꿈꾸고 있는 예비 법조인들.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인권법학회 활동을 하는 '인권인터트랩' 회원들은 제6회 공익·인권활동 프로그램 공모전 최종보고대회'에서 '대학 내 인권문제 개선을 위한 교육 및 매뉴얼 제작'을 주제로 활동결과를 발표해 최우수상을 받았다. 사진 왼쪽부터 최일규, 설경, 임진혁, 박지호, 이주환씨. / 김용수

충북대 로스쿨 재학생은 210명 정도. 이 가운데 인권법학회에서 활동하는 대학원생은 전체 학생 4분의 1에 가까운 64명에 달한다. 그만큼 예비 법조인들의 인권에 대한 관심은 높고도 뜨겁다.

사회적 약자 편에서 공익 활동을 하는 인권변호사는 경제적 성공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 가능성이 높다. 인권변호사를 꿈꾸는 예비 법조인들이 그것을 모를 리 없을 것이다.

이주환 팀장은 공익인권 활동을 하는 법조인이라면 의뢰인을 차별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일규 씨도 "인권변호사라고 해서 일반 사건을 수임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수입에 연연하거나 미련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거들었다.

여성인권과 노동인권에 관심이 많다는 박지호 씨는 우리 사회의 인권감수성이 매우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개똥녀 사건만 봐도 남성보다 여성의 이야기여서 이슈화가 더 되고, 노조는 파업을 한다는 이유로 욕을 먹는 세상"이라며 "인권에 대한 우리사회의 의식 수준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임진혁 씨는 "홍익대를 다니며 임금도 제대로 못 받고 공연하는 인디밴드를 보며 지적재산권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있는 법도 잘 몰라서 억울한 일을 당하는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를 옹호하고 보호해주는 법조인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한결 같이 생활밀착형 변호사, 동네변호사의 꿈을 키우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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