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김호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바르토메우 마리(Bartomeu Mari) 국립현대미술관장 / 뉴시스

2018년 12월 개관을 앞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은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다. 4월 중순에는 공사현장에서 '안전기원제'도 지냈다. 우리나라의 국립현대미술관은 과천관, 덕수궁관, 서울관으로 3곳에만 존재하였던 것이 한국최초로 충북 청주시에 또 하나의 국립현대미술관이 생겨나는 것이니 참으로 가슴 벅차게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의 국립현대미술관은 1969년 개관 이래 한국 현대미술의 역사와 자취를 함께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아 왔다.

국립현대미술관은 1986년 과천관에 이어 1998년 덕수궁관, 2013년 서울관이 문을 연 이후 2019년(예정) 청주관 개관으로 4관의 유기적인 활동 체계를 확립함으로써, 미술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국민들에게 한층 가까이 다가가면서 문화가 있는 행복한 삶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국립현대미술관의 '바르토메우 마리(Bartomeu Mari)'관장도 설명하고 있다.

건축과 디자인, 공예, 조각 등 다양한 시각예술 장르를 아우르며 자연 속에서 휴식을 제공하는 현대미술관 과천관, 역사의 숨결 속에서 국내외의 근대미술을 조망하는 현대미술관 덕수궁관, 동시대미술을 소개하는 도심 속 현대미술관 서울관, 그리고 수장 보존기능이 한층 강화된 현대미술관 청주관에서 수집, 보존, 연구, 전시와 교육과 같은 본연의 활동을 더욱 활발히 펼치며 복합예술, 과학, 인문학을 비롯한 다양한 학문이 현대미술과 소통할 수 있는 문화의 산실로 거듭 나게 된다.

세계적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은 관람객에게는 풍성한 감동을 주고 해외로부터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는 그 나라의 품격을 상징하기도 하는 것이다. 현대미술관의 본관인 과천관은 총 7,840점의 소장품이 있다. 청주관 개관을 기다리는 우리는 무엇보다 미술관 앞 '조각공원'을 눈여겨보아야 한다. 작은 언덕으로 이루어져 관람객과 인근주민들의 일상적인 산책공원으로도 사랑받는 미술관 앞 조각공원은 미술관 실내공간보다도 더욱 중요하다.

이곳에는 '조나단 보롭스키'의 '노래하는 사람'과 '베르나르 브네'의 '3개의 비결정적 선'이라는 조형물들이 조각공원의 곳곳을 채우고 있다. 2015년 12월 국토부의 도시재생 프로젝트로 선정되어 추진되고 있는 청주의 근현대 산업유산인 '옛 연초제조창'의 본 건물 일부에 채워지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의 모습은 어떤 모양으로 진행되고 있는가? 우리가 기다리는 현대미술관 청주관의 거대한 광장은 어떻게 디자인되며, 주변 공간들은 어떤 모습으로 변모될 것인지 참으로 궁금하다.

필자도 몇 달 전 미술관의 설계를 맡아 일하는 건축 설계관련자들과 업무적 자문요청에 의해 마주한 적이 있다. 공모제안설계 방식을 통해 선정된 설계회사의 건축사들의 건축적 철학과 디자인의 차별화 그리고 원도심 생태문화의 복원에 대한 기본적 의식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러나 그들은 늘 예산과 비용에 따른 기본 조건만을 이야기한다. 청주의 현대미술관 광장은 단순히 미술관을 방문하는 관람객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담배공장이 건설되던 시기의 1940년대의 청주는 자연의 보고였던 것처럼 생태적 의미의 환경이 현대미술과의 만남으로 회복되길 바라는 것은 단순히 필자의 의미 없는 요청이 아니다.

무심천과 미호천이 가까이 흐르는 청주의 내덕 7거리를 중심으로 위치하는 '안덕벌'의 환경은 '우암산' 중턱의 '청주대학'과의 연계성뿐만이 아니라 새로운 도시로 발전해가는 청주의 도심공간에서 가장 중요한 심장부라 할 수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빈부의 격차가 심한 곳은 중국이 아니라 미국 뉴욕이지만, 뉴욕이란 도시가 서민들의 생활에 문화적 가치를 부여하고 도시를 방문하는 관광객으로부터 찬사를 받는 곳은 다름 아닌 '센트럴파크'인 것이다. 이처럼 도시재생 프로젝트라 함은 신도시 개발형식의 논리로 접근해서는 되지 않는다.

김호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진정한 도시재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대의 지식기반을 전달하는 공간이 아니라, 버려지고 퇴색된 원도심의 지역기반을 친환경으로 다시 살리고자 진행되는 것이다. 과거로의 회복을 부자연스럽게 느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중국에는 예로부터 이런 말이 있다. "성공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통해서 배운다"라고. 10회 청주공예비엔날레가 열리게 되며, 가장 거대한 청주의 자랑꺼리인 옛 연초제조창 광장 설계 도면에는 '음악에 맞추어 춤추는 분수'도 작은 연못도 하나 없다. 청주의 도시재생은 어디에서 무엇을 배우고 있으며, 누구를 위해 진행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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