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따라 시작한 산행 해외 등정까지"

24일 조상구 청주시산악연맹 초대회장을 만났다. 그는 산에 처음으로 올랐을 때를 상기하며 연맹이 앞으로 나가야할 방향을 설명했다. / 이완종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지난해 출범한 (사)대한산악연맹 충청북도 청주시연맹(이하 청주시산악연맹)은 건전한 산행을 통한 산악등반 저변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연맹의 출범으로 수년간 산재해 있던 청주지역 산악회를 하나로 뭉쳤다는 점에서 큰 한발을 내딛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 단체들이 하나로 통합될 수 있었던 것에는 '도전과 극복'을 모토로 중견산악인으로서 지역의 산악회에도 신임을 받고 있는 조상구(66·서봉주택건설 대표) 초대회장의 덕이 크다는 것이 산악인들의 중론이다.

조 회장은 소련의 레닌봉(7천134m)과 네팔·인도의 국경에 위치한 칸첸중가 주봉(8천586m) 등 10여 차례 해외 등정을 마친 골수 산악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한국 최초로 레닝봉을 등정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더욱이 산악인들 사이에서도 소문이 자자한 인품으로 지역 산악인들에게도 신망이 두터웠다.

"선배들을 따라 가벼운 산행으로 시작한 취미생활이 어느덧 가파르고 어려운 해외 등정 까지 이어졌습니다. 수 차례의 산행과 해외등정 동안 많은 산악인들을 알게 됐습니다. 그렇게 쌓아온 인연들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죠."

하지만 잠시 산을 떠나기도 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불운. 회사 경영이 어려워졌고 이와 함께 아내의 갑작스런 지병소식을 듣게 된다. 때문에 그는 그렇게 좋아하던 산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산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던 시기 갑자기 산을 떠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내가 지병으로 병상에 눕게 됐기 때문입니다. 매일같이 위험하고 가파른 산을 오가는 남편을 뒤에서 묵묵히 지켜봐 주던 아내의 지병소식에 수십년간 함게해온 산을 포기하고 아내곁을 지켰습니다."

그렇게 십여 년이 지난뒤 그는 아내가 세상을 떠나며 다시 산에 오르게 된다. 이번에는 지역을 위해 봉사하기로 결심한다. 우선 그간 흩어져 있던 청주지역 산악인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통합 산악연맹을 발족한다.

출범 초기 20여 개의 청주지역 산악회의 연맹으로 시작된 청주시산악연맹은 현재는 40여 개의 산악회가 가입했다. 조 회장은 임기 기간 더 많은 산악회의 가입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청주에는 200여 개가 넘는 산악회가 산재해 있습니다. 일부 산악회는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대부분은 아직까지 열악한 상황입니다. 이들 산악인들을 위해 올바른 산행을 홍보하고 혹시나 모를 사고를 대비해 안전 산행과 대처법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산당산성 등 지역의 명산들을 산행하기 좋은곳으로 가꾸는 '맑은고을(청주)만들기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주말 현암사를 방문해 인근 등산로에 꽃 등을 식재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청주시산악연맹은 앞으로도 청주시민들을 위해 주요 등산로 및 둘레길 주변에 생태, 역사, 문화를 재조명하고 지역에 맞는 새로운 컨텐츠를 개발하겠습니다."

한편 조 회장은 충북산악연맹 전무이사, 중부전자주식회사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현재는 청주시산악연맹 회장, 서봉주택건설(주) 대표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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