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광태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위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해당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 자료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어릴 적 영재, 신동 또는 천재 소리를 듣던 사람들이 어른이 되면 왜 천재성이 사라져버리는 걸까? '매우 똑똑하다', '커서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칭찬을 듣다 보니 나름 자만하여 열심히 노력하지 않았고 결국 인생을 그르 친 것이다. 어린 시절의 재능과 이후의 성공 간에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고 한다. 천재성을 '유지'하려면 반드시 치열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선(詩仙) 이태백이 양자강 중류에 위치한 둘레가 800리나 된다는 동정호에 배를 띄어 놓고 빼어난 경치에서 시를 짓곤 했던 때의 일이다. 어느 날 어릴 적 동문수학했던 친구가 멀리서 찾아왔다. 배에 막 오른 친구의 눈에 뭔가 끄적거리는 이태백의 모습이 들어왔다. 친구는 이태백이 방금 시 한 수를 끝냈음을 알았다. 쓰~윽 훑어보는데도 감탄이 절로 나는 시구였다. 놀란 친구가 물었다. "이거 지금 완성한 건가?" "그렇다네." "놀랍네, 꽤 공을 들인 것 같은데 얼마나 걸렸는가?" "뭐, 얼마나 걸리긴. 아까 아침나절 문득 시상이 떠오르길래 그냥 한 번 적어 본 걸세." 이태백은 겸연쩍은 듯 "요즘 바람이 좋은데, 여기 왔으니 바람이나 쐬지"라며 뱃전으로 나갔다. "응, 그러세." 말은 그렇게 했지만 친구의 눈길은 앉은뱅이 책상 위에 놓인 시구를 다시 훑고 있었다. 도대체 이런 훌륭한 시를 어떻게 일필휘지할 수 있을까? 절로 감탄이 나오는 구절들이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이 한탄스러웠다. 어릴 적 똑같이 동문수학 했는데 하늘은 어찌 이태백에게만 저리도 뛰어난 재능을 줬는지 원망스러울 지경이었다. 그렇게 한숨을 쉬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돌풍 같은 바람이 휙 불었다. 그 바람에 이태백이 앉아 있던 방석이 훌렁 날아갔다.

그런데 그 순간 친구는 예상치 못한 광경을 보고 말았다. 방석이 뒤집어지면서 그 방석에 눌려 있던 1백여 장은 족히 넘을 듯한 파지(破紙)가 어지럽게 흩날렸다. 파지에는 이태백이 "시상이 떠오르길래 그냥 한 번 적어봤다"는 시에 들어 있는, 완성되지 못한 시구가 어지럽게 적혀 있었다. 이태백이 "문득 떠오른 것을 그냥 한 번 적어 봤다"고 했지만 실은 피나는 공을 들인 작품이었던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범인(凡人)들이 하나를 할 때 둘을, 둘을 할 땐 넷 이상을 하는 것이다. 그것도 매일 그리고 끊임없이, 그냥 노력이 아닌 더 많은 노력과 치열한 노력을 한 덕분일 뿐이다.

섹시심벌로 유명한 마릴린 먼로는 원래부터 그렇게 태어났을까? 아니라고 한다. 그녀는 화장술에 관한 한 그 누구보다 전문가였다. 몇 년 동안 화장하는 법을 연구했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신을 매력있게 보이는 방법을 터득했다. 그녀의 매력은 거울 앞에서 몇 시간씩 노력한 끝에 만들어진 것이다. 재능도 좋지만 치열한 노력이 성공인을 만든다. 미국 밴더빌트 대학의 교육심리학 교수들이 40년 가까이 미국의 수학 영재 5천여 명을 추적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33세 정도에 뛰어난 업적을 이룬 영재들의 하루 일과는 대부분 일주일에 65시간 이상을 연구와 일에 쏟아 부었다.

김광태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65시간이면 일요일을 제외할 경우, 매일 11시간 정도를 연구 등의 일에 몰두하여 매진한 것이다. 누가? 천재들이 말이다. 천재들도 이토록 노력할진데, 평범한 우리는 과연 어느 정도로 노력하고 있는지 자문해 볼 일이다, 우리가 성공의 반열에 오르려면 얼마만큼 치열하게 노력해야 하는지는 자명하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 새롭게 시작하는 방법은 없다. 성공의 진리는 가까이에 있다. 오직 치열하고 처절하게 노력하는 사람만이 성공한다. 노력하는 과정은 고되어서 아름답지 않다. 하지만 노력의 결과는 배반하지 않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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