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진단] 이민우 부국장겸 사회부장

청주시의회 자료사진 / 중부매일 DB

청주시의원이 직무 관련업체 임원과 필리핀 클락으로 골프여행을 다녀와 각종 의혹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해외골프 파문이 쓰레기매립장 조성에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19일 청주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신언식 의원(더불어민주당)의 해외골프여행 파문으로 시의회 임시회 마지막 날까지 설전이 이어졌다. 신 의원은 임시회 폐회에 앞서 신상 발언을 통해 "골프여행을 빌미로 안성현 도시건설위원장(자유한국당)이 지난 4월 도시건설위원회 1차 추경예산 예산안 심의에서 매립장 관련 예산 통과 협조를 강요했다"고 주장하며 "'매립장 조성 관련 조사특별위원회' 구성과 안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신 의원의 발언 뒤 안 위원장도 신상 발언을 신청했다. 안 위원장은 "하루빨리 냉정을 되찾고 도시건설위원회와 청주시의회, 청주시 발전에 동참해줄 것을 신 의원에게 부탁한다"고 받아쳤다. 두 의원 간 갈등으로 시의회 파행이 최근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이처럼 청주시 제2쓰레기매립장 조성 사업이 여야의 팽팽한 대립 속에 수개월 째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시는 지난 4월 1회 추가경정예산에 제2매립장 관련 예산을 반영시키려했지만 끝내 시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시는 오는 2019년 광역매립장 사용 종료를 앞두고 제2매립장 조성사업이 시급하다고 읍소했다. 그러나 '지붕형'에서 '노지형'으로 조성방식을 변경한데 따른 반발이 이어졌고, 오는 9월 2회 추경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2회 추경을 앞두고 6월 열리는 행정사무감사에서 '제2매립장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제2매립장 사업 지연을 막기 위해서라도 각종 의혹과 문제점을 집중 점검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여야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자유한국당은 '노지형', 더불어민주당은 '지붕형' 추진을 고수하고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카드나 협상테이블도 전무하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2회 추경에서도 예산 통과가 불투명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결국 2매립장 사업이 무산되고 내년 지방선거 이후에 재논의될 수 있다는 회의적인 관측도 나온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시의회를 바라보는 지역의 시선도 곱지 않다. 이에 따라 신 의원의 과거 행적이 재조명받고 있다. 신 의원은 지난해 5월 치러진 청주 오창농협조합장 보궐선거에 시의원직을 유지한 상태로 입후보해 논란을 빚었다. 당시 공직선거법에 따라 조합장 선거 출마를 위해선 '의원직 사퇴'를 하지 않아도 크게 문제될 게 없었지만, 현직 시의원이 출마함으로써 적절성 논란을 초래했다. 당시 충북청주경실련과 충북참여연대 등은 "시의원이 임기 도중 조합장 선거에 출마한 것은 윤리의식과 소임을 망각한 처사"라며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비판 여론이 빗발치자 신 의원은 결국 조합장 후보에서 사퇴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지기도 했었다.

신 의원은 골프 해외여행은 다녀왔지만 각자 경비를 냈고 문제가 될 만한 일은 없었다는 등 궤변을 늘어놓고 있는 상황이며, 음모론까지 제기한 상태다. 특히 신 의원은 제2 쓰레기 매립장 조성 예산을 심의할 제26회 임시회 개회 직전,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폐기물 처리업체인 'ES청주' 임원과 해외 골프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드러나 유착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더 이해할 수 없는 점은 이 업체의 특혜의혹을 제기했던 장본인인 신 의원이 예산심의 직전 그 업체 임원들과 해외 골프여행을 다녀왔다는 사실이다.

이민우 부국장겸 사회부장

신 의원은 청주시민의 민의를 대변해야 할 시의원으로서 본분을 망각하고 오해를 살만한 행동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옛말에 '외밭에서는 벗어진 신발을 다시 신지 말고, 오얏나무 밑에서는 머리에 쓴 관을 고쳐 쓰지 말라'고 했다. 그만큼 고위 공직자나 선출직들은 처신이 각별해야 한다. 경찰 등 사법당국도 이번 해외골프 파문 등의 비리 의혹을 철저히 수사해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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