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 고온건조한 날씨 이어져...곳곳서 기우제 열리기도
충북 강수량 전년比 56%...오지마을에 79t 급수

무더위로 인한 신기루 현상 /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지난 29일과 30일 청주지역 낮 최고기온이 30℃를 훌쩍 넘어서면서 올해 들어 가장 무더운 날씨를 보였다.

한여름같은 날씨에 비까지 오지않아 충남·북 등 충청권을 비롯한 전국이 메말라가면서 곳곳에서 비가 내리기를 바라며 '기우제'를 열기도 했다.

충북 강수량 전년比 56%

30일 현재 서울 등 수도권 최대의 용수공급원인 충북 충주댐 수위가 겨울 가뭄에 이어 봄 가뭄으로 저수율이 평년의 80% 수준인 32.5%, 저수위는 121.08m에 그치고 있다. 2017.05.30. / 뉴시스

올해 충북지역 강수량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무르며 봄 가뭄 우려가 심각해지고 있다.

29일 충북도에 따르면 올해 총 강수량은 162mm로 전년 대비 56%(285mm) 수준이다. 도내 저수지의 저수율 또한 58%로 평년 77%에 비해 눈에 띄게 낮다.

수도권의 식수원인 충주댐은 32.8%, 충청권 식수원인 대청댐은 55.2%의 저수율을 보이고 있다. 평년 저수율은 각각 39.9%, 42.7%다.

일부 산간 지역에는 식수마저 끊겨 신음을 하고 있다.

도는 지난 23일부터 괴산 장연 송동과 단양 가곡 보발·적성 하리, 보은 속리산 북암 등 105가구에 79톤의 급수를 지원했다. 또 2ℓ 생수 123병도 보급했다.

가뭄 지역에는 양수기 352대와 용수호스 42km, 스프링클러 792대 등 관수장비도 지원하고 있다.

현재 도내 모내기는 93%가 완료된 상태다. 모내기가 완료된다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용수를 공급해줘야 하는 만큼 농사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31일 비 예보가 있지만 양이 많지 않을 전망이어서 가뭄해소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 관계자는 "당분간 마른날씨가 지속돼 농작물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도비 10억원과 시·군비 10억원 등 총 20억원의 긴급 예비비를 투입해 가뭄해소에 도움을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충남 "식수·공업·농업용수 모두 다 말랐다"

29일 오후 충남 공주시 공주보에 물이 가득 차 있다. 정부는 다음달 1일 14시부터 6개 보(낙동강-강정고령보, 달성보,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 금강-공주보, 영산강-죽산보)를 상시 개방하고 개방 수위는 모내기철을 고려해 농업용수 이용에 지장이 없는 수위(1단계)까지 개방할 예정이다. 2017.05.29. / 뉴시스

실제 충남지역에는 식수, 공업용수, 농업용수가 모두 말라버려 농민들이 애타게 농사지을 물을 찾고 있다.

지난해 가을과 겨울, 올 봄에 이들 지역에 눈과 비가 너무 적게 내려 봄 가뭄이 심화되고 있 기 때문이다. 강수량은 대지를 겨우 적실 정도에 불과할 정도였다.

이에 따라 겨울과 봄철에 오는 눈과 비를 저수지 또는 댐에 가두어 식수 또는 공업·농업용수등으로 써야 하는 데 금강 공주보 주변과 충남 서부권 댐 및 저수지는 바닥을 드러낸지 오래 다.

충남도 따르면 보령댐 저수율은 이날 현재 10.3%에 불과해 오는 6월초부터 공급량 일부를 대청댐과 용담댐 인근 댐에서 대체 공급할 예정이다.

또한 충남도는 충남지역 서부권 주민들의 식수원인 보령댐의 저수율은 10.5%까지 내려갔고, 도내 898개 저수지 평균 저수율도 54.9%로 지난해 같은 기간 85.2%의 67.4%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특히 가뭄피해가 가장 심각한 충남도는 물 부족 예상지역 추가 대책을 위한 특별교부세 지원 건의와 가뭄지역 병물 공급준비 등도 추진 중이다. 또 상습 가뭄지역 37개 지구에 477억원을 투입해 용수 개발에 나섰다.

최근 1년(2016년 5월 17일∼2017년 5월 16일)간 도내 누적 강수량도 864.3㎜로 평년(1280.5㎜)의 67.4% 수준에 불과하다. 올해 들어서는 평년(236.6㎜)의 60.2% 수준인 143.4㎜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에 따라 충남도는 지난 1월부터 '봄 가뭄 용수 공급 대책'을 수립하고 대책실을 운영하며 물 절약 실천 홍보 등을 중점 추진 중이지만, 한계에 직면한 상태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부터 가뭄 극복을 위해 서부권 8개 시·군에 280억원을 투입, 노후관로 교체와 누수 탐사 등의 사업을 추진했다. 도는 우선 생활용수 개발을 위해 상습 가뭄 지역에 대한 다목적 용수 개발과 지표수 보강 개발, 농촌 생활용수 개발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총 투입 예산은 37지구 477억원이다.

"비리내려 주세요" 곳곳서 '기우제(祈雨祭)' 열려

지난 27일 대전 대덕구 계족산 봉황정에서 구민의 평안과 단비를 기원하는 '무제'가 열리고 있다. 계족산 무제는 세종실록지리지에 등장하는 500년 이상 된 전통 민속행사로, 하지가 지나고 초복이 다가오도록 비가 오지 않으면 계족산 기슭의 온 마을 주민들이 모여 비를 기원하던 기우제에서 유래됐다. 2017.05.28. (사진= 대덕구청 제공) / 뉴시스

이처럼 계속되는 무더위와 가뭄에 지역 곳곳에서는 '기우제'가 열리기도 했다.

지난 23일 오전 11시 충북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탑산골 무심천 발원지 표지석 앞에서 가덕면 내암리 주민과 인근 농민들이 제6회 무심천 발원제 및 기우제 지냈다.

이병남 내암리 이장은 "우리 마을도 가뭄이 심한 상황이다"라며 "발원제는 매년 10월에 했는데 올해는 봄 가뭄도 심하고 해서 제를 앞당겨 올렸다"고 말했다.

대전시 대덕구청도 지난 27일 대전 대덕구 계족산 봉황정에서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구민의 평안과 함께 비를 기원하는 '무제'가 열렸다.

무제는 500년 이상 된 민속행사로, 초복이 다가오도록 비가 오지 않으면 주민들이 모여 비를 기원하는 '기우제'에서 유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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