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후커플의 지구별 신혼여행] 17. 인도 아그라&타지마할

아그라 성/ 후후커플

후후커플은
멀쩡하게 다니던 직장을 동반퇴사하고
1년 간 세계여행을 떠난 조현찬(32)·연혜진(28) 부부다

드디어 인도의 랜드마크, 타지마할이 있는 도시 아그라(Agra)로 향한다. 인도를 여행하는 대부분의 여행자가 타지마할을 보러 이곳에 오지만, 그 외엔 볼거리도 없고 여행자를 대상으로 한 사기도 많다고 한다. 이를테면 식당에서 배탈 나는 약을 탄 음식을 팔아 여행자들이 약국에서 배탈약을 사 먹게 하는 식으로 식당과 약국이 짜고 사기를 치는 수법이 많다고 한다. 누가 지어내기라도 한 것처럼 말도 안 되는 일이 인도에선 공공연하게 일어난다고 하니, 인도 여행을 하는 동안은 언제나 경계 또 경계할 일이다.

아그라 성/ 후후커플

아그라에 도착하자마자 아그라 성으로 향했다. 전쟁을 대비한 성벽이지만, 타지마할을 만든 무굴제국의 황제 샤 자한이 아들로부터 폐위된 후 여생을 보냈다는 곳으로 더 유명하다. 붉은 사암으로 만들어진 성안에 들어가자 잘 꾸며진 정원이 눈에 들어온다. 그래도 왕이 살았던 성이라는데 화려하기는커녕 쓸쓸함의 분위기가 전해졌다. 그러다 저 멀리 2km 떨어져 있는 하얀 타지마할이 조그맣게 눈에 들어왔다. 샤 자한이 타지마할을 보며 아내를 그리워했을 자리가 아마 이쯤이었을까. 나도 그만 한쪽 가슴이 저릿해졌다.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무덤을 만들었지만, 그와 동시에 인도 국민의 원성을 들어야만 했던 그의 이기적인 사랑. 그래도 오늘만큼은 그의 마음을 어렴풋이 헤아려본다.

타지마할 / 후후커플

다음 날 아침, 타지마할로 향했다. 인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건축물인 만큼 아침 일찍 서두르지 않으면 수많은 인파에 치여 제대로 둘러보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입장료는 무려 1000루피(한화 16,000원). 인도에서 가장 비싼 입장료다. 현지인들은 50루피인 데 비하면 200배나 비싸다.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 생각하기도 전에 저 멀리서 하얗게 반짝이는 타지마할이 모습을 드러냈다. 반짝인다는 표현이 어울릴까. 하얀 대리석으로 만들어졌다는 타지마할은 빛을 받아 사방으로 그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과연 명성에 버금가는 외관에, 절로 탄성이 나왔다. 타지마할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는 동시에, 샤 자한의 순애보도 경이롭게 느껴졌다. 종교적 건축물이 아니라,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지어진 건축물이 이렇게 대단할 수 있을까. 누군가는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건축물이라고 하지만, 당시 2만 명 이상의 노동자와 천 마리의 코끼리가 동원된 이 공사는 완공까지 22년이나 걸리고 국고도 8억 이상 낭비되어 사람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결국 폐위된 황제는 성에 갇혀 여생을 보냈지만, 그땐 누군들 알았을까. 그의 사무친 슬픔이 투영된 이 건물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되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꼽힐 줄.

타지마할/ 후후커플

타지마할을 크게 한 바퀴 도는 걸음마다마다 그의 마음을 상상해보았다. 전날 아그라 성에서 상상했던 것과는 또 달랐다. 성에선 쓸쓸하고 고독했을 샤 자한이 그려졌지만, 오늘 이곳 타지마할에서는 아내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행복해하는 샤 자한이 그려졌다. 실제로 본 적도 없는 그의 삶이 마치 파노라마처럼 내 나름의 상상력과 덧붙여 그려졌지만, 그래서인지 나는 아그라 성과 타지마할을 배경으로 그려진 한 편의 로맨스 영화를 본 기분이다. / 후후커플

#담지 못한 사진들

타지마할/ 후후커플
타지마할/ 후후커플
타지마할/ 후후커플
아그라 성/ 후후커플
아그라 성/ 후후커플
아그라 성/ 후후커플
아그라 성/ 후후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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