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동구 희망복지지원단의 ‘희망의 속삭임’

김 모 할머니 집에 가득했던 쓰레기 치우기 대작전

[중부매일 이종순 기자] 대전 동구(구청장 한현택) 희망복지지원단에서는 지난 9일 산내동에 거주하는 김 모 할머니(75)의 집에 가득했던 쓰레기 등을 인근 기관, 자원봉사자, 주민과 함께 치우며 ‘희망의 속삭임’을 들려줘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김 할머니는 양쪽 무릎 수술 후 거동이 불편한 가운데 중증 지적장애를 가진 성인의 자녀 3명과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질병과 장애로 원활한 가사활동이 이뤄지지 못해 집안은 언제나 쓰레기로 뒤덮여 있었다.

비위생적인 집안환경은 가족들의 건강에 막대한 위협이 되었으며 또한 이로 인한 악취는 주변 이웃들에게도 심각한 골칫거리였기 때문에 수많은 민원도 제기된 바 있다.

그동안 동 주민센터를 비롯해 아파트관리사무소, 복지관 등에서도 청소는 물론이고 도배·장판 등을 교체해주겠다는 제의도 여러 차례 했었지만 할머니의 강한 거부라는 벽에 부딪히며 끝내 성사되지 못했다.

그러던 중 희망복지지원단 통합사례관리사의 지속적인 방문과 설득에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 김 할머니는 결국 집안 일부만 청소하는 것을 조건으로 허락의 뜻을 나타냈다.

쓰레기 치우기와 대청소가 펼쳐진 9일, 동구희망복지지원단, 산내동 주민센터, 동구자원봉사센터, 산내주공아파트 관리사무소, 산내종합사회복지관 등에서 동참한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은 밝은 표정 일색이었다.

산더미같이 쌓여 있던 폐가구와 쓰레기들이 드디어 하나, 둘씩 자리를 비워주고 낡은 벽지와 장판은 새롭게 교체됐으며, 민간복지단체에서 지원한 새 가구가 비워진 자리를 채웠으며, 산내동 기업인들의 모임인 가온회에서는 여름이불과 전기장판 등도 후원하는 선행을 펼쳤다.

이날의 주거환경 개선활동은 당초 할머니와 약속한 공간을 넘어서 어느새 주방 등 집안 전체로 확대되며, 예정 시간을 훨씬 넘긴 오후 6시 무렵까지 이어졌지만 누구 하나 지치거나 피곤한 기색은 엿볼 수 없었다.

몰라보게 바뀐 집을 만나게 된 김 할머니는 “내 자신 아픈 다리와 함께 자식들마저도 장애가 있어 그동안 치울 엄두를 내지 못하고 살아왔었는데 이렇게 모든 분들이 온정을 베풀어주셔서 뭐라고 고마움을 전달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앞으로는 쓰레기를 더 이상 쌓아 놓지 않고 바로바로 정리하면서 생활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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