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김대식 천안 ㈜다영푸드 대표

위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해당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 자료사진 (클립아트코리아)

"내가 먹는 것이 바로 나"라는 말이 있다. 내가 먹는 것으로 내 몸이 만들어지고, 그것이 내 마음과 생각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어떤 몸을 타고나느냐 못지않게 어떤 음식을 먹고 사느냐가 현재의 나를 결정한다. 우리가 먹어왔던 것이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고, 우리가 먹는 것이 미래의 우리를 만든다. 그만큼 인간에게 음식은 중요하다. 제조업이 대형화되고 산업화의 길을 걷기 시작하면 일반적으로 대량생산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대량화, 표준화, 규격화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마련이지만, 오히려 이와 정반대의 길을 걷는 분야가 있다. 바로 식품분야이다.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식단이 개선될수록 소비자들은 식품의 양보다는 질에 관심을 갖게 되고, 원재료가 어디서 왔는지, 어떤 첨가물이 들어갔는지, 조리공법은 어떤 방법을 사용했는지에 대해서까지 관심을 가지게 된다.

수년간 지속된 웰빙 트렌드에 따라 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날이 갈수록 지대해지고 있고, 이제는 한발 더 나아가 욜로(YOLO : You Only Live Once) 라이프가 우리 삶의 핫이슈가 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맛은 기본이고, 그에 더해 새로운 기능성 식품 소재를 활용한 신제품개발욕구와 자연친화적인 가공방법을 거친 제품들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시작하고 있다.

1990년대초반, 구제역과 돼지콜레라, 광우병과 조류인플루엔자등 각종 동물전염병이 창궐하던 영국에서 식품안전에 대한 사건사고가 빈발하며 사회적 혼란이 심화됐었다. 이때문에 식품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면서 영유아식품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이 식품의 유래와 제조방법 등에 관심을 가지는 성향이 나타나게 되었는데, 이러한 움직임이 클린 라벨 운동의 시작이 됐다. 클린 라벨이란, 한마디로 '명확한 성분표기'라고 정의할 수 있는데, 원산지를 명확히 표기하고, 제품내 각종 식품첨가물들을 없애거나 최소화하여 알기 쉽게 표기하고, 가공을 최소화하여 생산한 일련의 제품군들을 말한다.

최근 소비자들의 주관심사가 되고 있는 글루텐과 유전자변형 농산물 포함여부, 유기농제품, 무첨가제품 등을 표기한 제품이 바로 클린라벨 제품들이다. 예전 식품 선택의 기준이 유명한 브랜드, 몸에 좋은 특정 성분이 많이 함유된 제품들이었다면 이제는 원산지, 첨가된 식품첨가물의 종류, 식품의 제조 공법, 제조 및 유통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등이 중요 고려대상이 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법적으로 정의되거나 표준이 마련된 것도 아니기 때문에 클린 라벨 표시 방법과 표시 기준이 통일되어 있지도 않고, 제조업체들이 자율적으로 표기하고 있는 단계이고, 대부분 마케팅 목적으로 표기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1995년 영양성분표시제가 도입되었고, 작년에는 영양성분을 확인하여 당과 나트륨섭취량을 줄이자는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제조업체의 입장에서는 기존의 맛과 질을 유지한 상태에서 투명한 원재료 확보, 천연 식품첨가물의 개발, 제조공법의 변화, 패키지에 대한 연구개발 등이 필요해진다. 또한 클린 라벨을 사용하기 위해 여러 개의 인증을 획득해야해 이러한 인증에 따르는 비용 및 인증 관리 비용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김대식 천안 ㈜다영푸드 대표

기존의 인증제도에 대한 합리적인 정비 및 클린 라벨 기준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마련이 여전한 숙제이기는 하지만, 클린 라벨 트렌드는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확실하게 자리잡고 있으며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기회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그 인증과정이 특히 깐깐하고 투명한 할랄(Halal)이나 코셔(Kosher) 등의 인증제도가 클린 라벨의 대명사로 자리잡고 있듯이, 이제 클린 라벨은 소비자의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소비자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도, 식품에 대한 명확한 정보제공을 통한 식품선택권을 소비자에 부여하기 위해서도 클린 라벨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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