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이성범 수필가

위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해당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 자료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임상심리학자인 '매슬로우'는 인간이 특정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어떠한 행동을 하는 것은 단순히 인간이 가지고 있는 논리적인 사고의 결과가 아니라 그 내면에 잠재해 있는 욕구충족의 필요성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인간은 문화권이 달라도 같은 종류의 욕구를 가지고 있으며 이 욕구들은 생리적 욕구, 안전욕구, 소속과 애정욕구, 존경욕구 및 자기실현욕구 등 다섯 가지로 계층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였다.

그중 4 단계인 존경욕구는 인간이 어디에 속하려는 욕구가 어느 정도 만족되면 단순한 구성원 이상이 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기를 원한다. 예를 들어 오늘 내가 옷매무새에 신경을 써서 외출했다고 하자. 그런데 어느 누가 알아주지도 않고 인정을 해주지 않을 때는 얼마나 서운한가. 반대로 '어머! 오늘 무언가 달라 보이네요 ' '어! 못 보던 옷 입었는데 색감이 좋네요 계절의 분위기에 맞네요'라고 상대방에게 인정받으면 그 사람하고 나쁜 감정이 있다해도 그 순간만큼은 눈 녹듯이 사라질 것이다. 따뜻한 칭찬의 말이나 격려, 인정의 말이 사람의 마음에 얼마나 용기와 자신을 가져다주는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 행위 자체가 삶의 용기와 원동력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예의나 예절, 흔히 우리가 매너라고 부르는 것들은 모두가 이렇게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하는 보편적인 욕구에 기본을 두고 있다. 어쩌면 인정이란 마음을 전달하는 매우 깊이 있는 대화 가운데 하나이다. 우리에게는 모두 이 인정이 필요하다. 우리의 인정의 말은 성장과 발전과 자존감과 열망을 불러일으키는 '입맞춤'이 될 수 있다.

화가 벤자민 웨스트가 그림을 시작하게 된 이유를 들어보면 알 수 있다. 어느날 어머니는 벤자민 웨스트에게 어린 여동생 샐리를 맡기고 외출했다고 한다. 어머니가 집에 없는 사이 그는 컬러 잉크병을 몇개 발견하고는 그것으로 샐리의 얼굴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 바람에 집안 여기저기가 온통 잉크 자국으로 제법 난장판이 되었다. 어머니가 돌아왔다. 어머니는 어질러진 모습을 보았으나,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종이를 집어들고 그림을 바라 보았다. 그러고는 "아니!, 이거 샐리아냐!" 하고 말하며 몸을 굽혀 벤자민 웨스트에게 입맞춤을 해주었다. 벤자민 웨스트는 기회 있을때마다 "나는 어머니의 입맞춤 덕분에 화가가 되었다"고 말 했다.

이성범 수필가

우리는 내가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을 받고 싶어 한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우리가 이렇게 하루하루를 열심히 사는 것도 가족들에게, 상사에게, 동료에게 아니 함께하는 모든 분들에게 인정 받고 칭찬 받기를 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특히 직장에서 상사나 윗사람들로부터 자신의 행위나 업적을 인정받으면 세상을 얻은 것과 같은 성취감과 행복감을 느낄 것이다. 이만큼 남을 인정하고 칭찬하는 것은 곧 상대방을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 심지어 칭찬받기를 싫어했던 인물로 알려진 나폴레옹도 부하가 "저는 칭찬을 싫어하는 각하의 성품이 존경스럽습니다"라는 칭찬을 듣고는 몹시 흐뭇해했다고 하지 않는가 말이다. 다시금 되뇌어본다. 타인의 가치를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은 소중한 자산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상대방에 대한 아낌없는 인정. 이것이 우리의 삶을 밝고 풍요롭게 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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