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동전 없는 사회 사업' 4월부터 시작
홍보 및 실용성 부족으로 효과는 '글쎄'

청주의 한 편의점주가 현금계산 후 남은 잔돈을 교통카드에 적립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업에 대한 교육이 부족한 관계로 적립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 안성수

[중부매일 안성수 기자] "동전 없는 사회요? 그게 뭔가요. 잘 모르겠는데요?"

한국은행에서 시범으로 진행하고 있는 '동전 없는 사회' 사업이 추진된 지 두 달여 가까이 됐지만 아직까지 홍보와 교육 등이 미약한 이유로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이 사업은 편의점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모를 뿐 만 아니라 실용성마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4월 20일부터 한국은행에서 시행하고 CU, 세븐일레븐, 위드미, 이마트, 롯데마트 등 5곳이 참여하는 '동전 없는 사회'는 동전소지 불편 및 동전제조비용을 줄이기 위해 진행되는 사업으로 현금으로 물건을 구매할 경우 남는 잔돈을 교통카드 등에 적립하는 방식이다.

이에 19일 청주 곳곳에 위치한 편의점을 직접 방문, 취재해 본 결과 편의점을 운영하는 사업자는 물론 아르바이트생도 이 사업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등 관심이 적었으며 편의점 내 '동전 없는 사업'에 대한 홍보간판 등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효율성을 파악하기 위해 '동전 없는 사회'를 알고 있는 편의점 점주에게 교통카드 잔돈 적립을 요청했다.

계산화면에 적립에 관한 단축키는 손쉽게 눈에 띄었지만 사업에 대한 교육이 미약한 탓에 생각보다 적립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사용을 해본 한 편의점주는 "숙달된다면 이용에 큰 불편함을 없을 듯 하나 이 서비스를 소비자가 사용할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편의점을 방문한 소비자들에게도 '동전 없는 사회'에 대해 물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모두 '모른다'였다.

청주대에 재학중인 한 학생은 "쓰고 있는 교통카드가 이런 기능이 있는지 몰랐다"고 말한다.

세븐일레븐 청주대 중문점에서 부모님 매장 운영을 돕고 있는 박세인(34·여)씨 역시 이 사업에 대해 '금시초문'이라고 답했다. 박씨는 "일을 종종 돕고 있지만 잔돈을 적립해 달라는 손님은 단 한 명도 보지 못했고, 부모님께서 운영하실 때도 이런 일은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동전 없는 사업'에 대한 어려움이 또 있다. 소비자들의 결제수단이 대부분 카드이기 때문이다.

박세인 씨는 "요즘은 400원에서 1천원까지도 모두 카드로 결제하고 있는 등 현금결제 비율이 점점 줄고 있다"며 "적립수단 또한 간편화되야 소비자들이 이용에 불편함이 없을 듯하다"고 말했다.

청주시 청원구 우암동 CU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김덕환(20·청주대)씨 역시 "7:3 비율로 카드결제가 현금결제에 비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교육 및 홍보부족 등을 극복하기 위해 카드뉴스 제작 및 시범사업소 홍보물 배포, 매장 관리 직원에 대한 교육 강화 등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또한 매장 간 적립수단이 다른데에 따른 불편함도 있어 이 또한 계좌입금방식의 동전적립 모델을 통해 해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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