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종열 전 음성교육장

6.25전쟁 국군 공군 강릉기지 / 뉴시스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 '6·25의 노래' 첫 구절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우리는 이 노래를 목청껏 불렀다. 잊어서는 안 될 이날, 그래서 잊지 말자고 이 노래를 그렇게 힘껏 불렀다. 나는 죽었노라 스물다섯 젊은 나이에/ 대한민국의 아들로 숨을 마치었노라/ 질식하는 구름과 원수가 밀려오는 조국의 산맥을 지키다가/ 드디어 드디어 숨지었노라// 모윤숙님의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란 시가 아니라도 저절로 눈시울이 젖어온다.

나치에 의한 유대인 학살로 유명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는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 글귀가 적혀 있다고 한다. 아픈 과거를 통해 교훈과 지혜를 얻지 못한다면 더 비참한 미래를 맞이할 것이라는 경고의 글이 아닌가 생각된다.

'유월이 오면 생명은 즐거운 것이어라' 라고 로버트 브리지가 노래했듯이 분명 6월은 즐거운 달이다. 녹음방초가 무성하고 1년 중 가장 생명력이 넘치는 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겨레는 참혹하고 슬픈 6월의 역사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세월이 흐를수록 6·25전쟁에 대한 우리들의 기억은 점점 희미해져가고, 이제 호국영령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존경심도 점차 사라져 6·25 전쟁은 오래 전에 망각된 남의 나라 역사처럼 되어버린 오늘의 현실을 되돌아 볼 때 조국을 위해 가신님들께 부끄럽기 짝이 없다.

몇 년 전 모 신문사에서 서울시내 중·고교생 1,000명을 대상으로 6·25전쟁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약 40%는 6·25가 언제 일어났는지 모르고 있었고 '6·25 전쟁을 일으킨 나라가 어디냐?'는 질문에는 48.7%만이 북한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가히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올해는 6·25전쟁 발발 67주년이 되는 해이다. 과거에서 배우지 못하는 민족,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한다. 이제 6·25를 맞아 겸허한 마음으로 6·25전쟁이 일어나게 된 경위를 조명해 보고, 6·25전쟁을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이 무엇인지 반추해 보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이 6·25전쟁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동족상잔의 비극'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이 비극이 청산되지 못해 지금껏 남북이 갈린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아 있다.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이며 지구 최후의 공산주의자인 북한과 인접해 있는 우리나라 국민에게 삶의 기본 전제로서 국가안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분명 6·25전쟁은 '종전이 아닌 휴전상태'이다. 아직도 우리는 전쟁이 끝나지 않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자유와 평화는 결코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유종열 전 음성교육장

역사학자들은 '전쟁의 상처를 씻어 내는데 백년이 걸린다'고 한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점점 잊혀가는 6·25전쟁, 참으로 가슴 아픈 민족의 비극이지만 그 의미를 되새겨 같은 일이 되풀이 되지 않게 하는 것이 지금 우리들의 몫이다. 따라서 다시는 이 땅에서 6·25와 같은 참혹한 전쟁이 발생 하지 않도록 국력을 튼튼히 다지는 한편 하루속히 통일을 이뤄 후손들이 통일 조국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모두 함께 힘을 쏟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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