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기자단] 4. '무주'로의 기행

'산은 물을 넘지 못하고 물은 산을 건너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생명의 시작인 빗물이 산줄기를 타고 나뉘어 흐르면서 지류를 이루고, 합수점에서 만나 강의 하구에 이르기까지의 긴 여정을 민들레기자단이 함께 하고 있다. 이번 '금강편' 세 번째 시간 '무주'로의 기행에 나도 동참하게 되었다. 서로 나뉘어진 물줄기가 하나로 모여 흐르듯이, 학교 다니느라 학원 다니느라 바쁜 아이들이 이렇게 주말에 하나로 똘똘 뭉쳤다. 그들과 함께 물길을 따라, 자연을 벗삼아 기행을 떠나려 하니 무척이나 가슴이 뛰었다.

이번 기행에서 만나게 된 '나제통문'을 통과하면서 통문이 생기기전 옛 고개를 넘었던 조상들의 모습도 떠올리게 되고, 앞섬다리(내도교)를 건너면서 강을 건너기 위해 나루터에서 배를 기다리는 아이들의 마음을 상상 해보게 되었다. 물'이라는 것이 원래 흐르는 성질과 모이는 성질이 있지 않은가? 물길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어 마을이 형성되고 여러 형태의 문화를 꽃피웠듯 금강을 끼고 걷는 민들레기자단이 보고, 듣고, 느끼고, 이야기로 풀어내는 글들이 여러 독자들에게 새롭고 신선한 소식으로 다가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금강 맘새김길에는 4가지의 길이 있다. 여행가는 길, 학교가는 길, 강변가는 길, 소풍가는 길이다. 그중 학교가는 길은 후도교에서 질마바위, 북고사를 지나 무주고교까지의 약 3km정도의 구간이다. 오른쪽으로 흐르는 금강을 끼고 걷노라면 사초과의 우거진 풀숲이 나오고 깍가지른 벼랑끝의 벼룻길도 걷게 된다.

풀숲을 헤치고 가면 손님을 맞는 개망초가 지천에 흐드러지게 피어있고 노란색의 금계국이 하늘하늘 반갑게 몸을 흔든다. 한낮인데도 풀벌레소리가 흐르는 물소리를 타고 귓전에 울린다.

정하은 환경강사 (박상윤 母)

소리를 따라가다 우연히 개망촛대를 부여잡고 더듬이를 까딱이고 있는 하늘소, 바로 남색초원하늘소를 발견했다. 몸색은 검은듯하면서도 남색빛 광이 흐르고 몸길이 2cm남짓의 체구에 몸길이보다 더 큰 양쪽 더듬이가 있다. 더듬이의 제 3, 4마디에 흑색 털뭉치가 있는 송낙 수염 모양을 하고 있는 게 인상적이다. 5~7월에 개망초나 국화과 식물에 주로 모여살고 잎이나 줄기를 먹는다고 하더니 마침 학교가는길 주변은 남색초원하늘소가 살기엔 적격인 장소였다. 금강과 더불어 깨끗한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무주에서 만난 남색초원하늘소는 무주곤충박물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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