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 100만 공무원 시대의 그늘
<上> 15만 경찰관 '자살 안전지대' 아니다

위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해당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청주시청 사무관급 간부 공무원 문의대교 투신 자살사건에 이어 경찰 간부도 신병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특히 경찰 자살률이 전체 공무원의 2배에 육박해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해 경찰관 자살 현황과 대책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점검해 한다. /편집자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우리나라 전체 공무원 수는 103만여 명에 달하고 있다. 이는 입·사법부 등의 2만5천909명을 포함한 수치다.

국가직과 지방직이 각각 63만986명(61.2%), 37만4천765명(36.3%)으로 집계했다. 세부적으로 국가직에는 치안(경찰) 15만5천811명, 우정(체신) 3만167명이 있다. 지방직은 전국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와 223개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 일하는 이들, 즉 공복(公僕)을 일컫는다.

'낙타' 바늘구멍 통과한 '공무원'

지방공무원 시험장 입구 사진 / 중부매일 DB

'공무원'은 사전에서 국가 또는 지방 공공단체의 사무를 맡아보는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다.

최근 공무원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극심한 취업난과 민간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 힘든 상황이 지속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공무원 하면 안정적인 직업의 대명사로 불린다.

지난해 1만3천여 명의 7·9급 지방공무원 선발시 20대 1의 엄청난 경쟁률을 기록했다. 25만4천295명이 시험에 도전, '낙타 바늘구멍 통과하기'로 공무원이 된 격이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구직청년들을 만날 수 있는 청주 사창동 공무원 준비 학원가는 때아닌 특수를 맞고 있다.

공시족(공무원 시험 준비생)은 정년이 보장되고 잘릴 위험도 없는 행정 공무원이나 경찰 공무원을 선호한다. 공시족은 2011년 18만5천명에서 2016년 25만7천명으로 무려 38.9% 증가했다. 공직자도 많지만, 공무원이 되겠다고 두 팔을 걷은 이들도 수두룩하다.

우울증·가정불화·질병비관 원인...경찰관들의 '비애'

특히 공무원이 되더라도 장밋빛 전망만 가득할 것 같은 공직사회 내부에서는 심한 회의감과 무력감에 빠진다. 승진에 대한 압박을 비롯해 우울증, 가정불화, 질병비관, 업무 스트레스, 피로 누적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류된다.

실제 20일 오전 5시 56분께 청주시 김수녕 양궁장 주차장에서 A(44)씨가 자신의 차량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다. 차량 내부에는 번개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가 인근 병원으로 A씨를 옮겼지만 결국 숨졌다. 청주의 한 경찰서에 근무하던 A씨는 몸이 아파 병원 진찰을 받았으나 원인을 찾지 못해 힘들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병원 진료를 위해 이달 17일부터 26일까지 병가 중이었으며 전날 오후 10시께 가족에게 메모를 남긴 채 집을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14년 11월 25일 오후 3시 45분께 충북 옥천군 옥천읍 가풍리의 한 과수원 농기계 창고 안에 옥천경찰서 소속 B경감이 숨져 있는 것을 L씨가 발견했다.

발견 당시 B경감은 창고 천장의 석가래에 활을 쏠 때 사용하는 시위로 목을 맨 상태였다. B경감의 윗옷 주머니에서는 "뚜렷한 병명이 나오지 않아 괴롭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2장 짜리 유서가 발견됐다.

일선 경찰관서별 대책 마련 시급

충북지방경찰청 / 중부매일 DB

충북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경찰공무원은 항상 긴장된 근무여건 속에서 일해 일반직 공무원에 비해 직무스트레스가 현저히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면 "최근 5년 동안 우울증과 신병비관 등으로 자살하는 경찰관이 매년 17명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5년간 충북청 소속 경찰관의 자살자는 5명으로 집계됐다"며 "각급 경찰관서에 우울증 등을 예방치료할수 있는 센터나 상담소를 개소하는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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