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김전원 충북인실련 상임대표

위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해당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백발의 노파가 길에 쓰러져 있는 행인을 보고 지나가는 승용차에 부탁해 병원으로 옮겨 보호자를 자청 서명하고 긴급수술을 통해 위기의 생명을 구했다는 소식을 듣고 방송사에서 찾아와 '이런 큰일을 어떻게 하실 수 있었어요?'하고 물으니 '당신이라면 어떻게 했겠어요?'라며 반문을 한다. 몽골에서 국제결혼을 하여 입국한 외국인 산모가 세쌍둥이를 낳은 날 공사장에서 일하던 한국인 아기아빠가 출산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급하게 오다가 추돌사고로 사망했다. 생계가 막막하다는 소식을 들은 폐휴지 수집 무의탁 독거 기초생활수급자가 한푼 두푼 모은 일천만원을 들고 병원을 찾아와 익명으로 전달했다.

수소문하여 찾아온 기자가'할머니도 몸이 불편하신 것 같은데 고생해서 모은 피 같은 돈을 어떻게 그렇게 쉽게 내놓으셨어요?'하고 인터뷰를 한다. '죽으면 가져갈 것도 아니라서 꼭 필요한 사람한테 빌려준 것뿐인데, 뭐가 잘못되었나요?'

'그 사람은 전임자의 충복으로 자네를 많이 비난했었는데, 왜 교체를 안 하지?' 광역자치단체장 선거 후의 첫 인사내용을 보고 기관장에게 절친이 묻는다. '그 사람은 그 분야의 아주 탁월한 전문가야. 내 주변엔 그와 대화할 만한 수준의 사람이 없으니 어쩌겠나! 도민이 우선인 거 모르나?'

기초단체장이 가뭄정도를 살피러 들판을 지나는데, 등짐을 지고 갓난아기를 끌어안은 채 걸음마 아이의 손을 잡고 가는 사람을 보고 가는 곳을 물어 승용차에 태우고 간다. 얘기 끝에'이번에 새로 오신 면장님에 대해서 무슨 소리 들으신 거 없으세요?'라고 물으니 대답이 폐부를 찌른다. '그분 욕을 많이 얻어먹고 있어요. 그전에 나쁜 짓을 많이 했대요. 꾼 돈도 떼어먹고, 편파적이고, 없는 사람 개 무시하고, 동네로 나온 돈을 자기집안 일에 쓰고, 그리고 낙하산 인사라서 농촌 실정도 잘 모른 대요. 그런데 군수님한테는 술도 잘 받아주고, 선물도 많이 하고, 아주 친하대요. 그래서 얼마 못갈 거 같대요. 왜 그런 분을 면장으로 보냈는지 모르겠대요.'

인선과정에서 많이 거론되고 있는 전문성과 도덕성의 문제다. 둘 다 갖추면 얼마나 좋겠는가? 아니 하나라도 제대로 갖추었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을 텐데, 유유상종의 안면장사로 국민들만 피해를 본다. 한발대책은 어디에도 안 보이고 마음은 그저 잿밥과 콩밭에만 있으니 크는 애들은 어디에다 초점을 맞출지 몰라 한다. 그럼에도 뭐 싼 이의 목청은 삭일 줄을 모른다. 고위공직자 임용에 대한 청문회가 있을 때마다 조용히 넘어가는 일이 없다. 자신도 모르게 발생한 부정과 비리와 과오도 있지만, 용서 받지 못할 은폐된 사건 사고와 부당한 재산축적, 상납과 전관예우, 학자의 논문표절과 권문세가의 갑 질, 위장행위와 허위실적, 비난받는 비상식과 비인간적 행위, 권불십년을 증명한 매관매직 등에 철면피로 구걸하는 모습이 애처롭다.

김전원 충북인실련 상임대표

나라와 백성의 안녕을 먼저 생각하고 몸 바쳐 일할 정치안목의 청백리를 찾기보다 내 사람 찾아 입맛 따라 코드 맞추려니 좁은 공간에서 간택의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다. 오천년 역사에서 꼭 버려야할 것을 꽉 움켜쥐고 있는 우리 민족의 가장 나쁜 이 버릇, 오천만이 각성하여 새롭게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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