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룩한 공적의 의미가 모두 사라짐

前 功 盡 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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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룩한 공적의 의미가 모두 사라짐

선거 후유증. '국민의 당' 발 사실 조작 소식은 세간의 우려를 다시금 확인시켜주었다. 대권을 향한 주자들의 열망은 이 나라, 이 나라의 국민에게 건강과 행복을 증진시키고, 나아가 국가 안전과 경제적 번영을 확보하는 것이리라. 대권주자들은 이를 실현할 기회를 얻고자 다양한 정책과 비전 및 실천 방안을 국민에게 홍보하면서 긴 과정을 소화해야 한다. 이 과정은 입이 마르고, 눈물이 마르고, 피가 마르는 고혹한 여정이었을 것이다. '조금만 더!' 그러면 승리할 수 있고, '조금만 더!' 그러면 상대방 후보를 누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이러한 '조금만 더!'의 희망이 사실무근의 조작, 허위사실의 유포로 이어지면 이는 희망이 아니라 사람의 눈을 멀게 만드는 욕망이 되고 만다.

10년 전, 정치판에서 벌어졌던 파렴치한 모습. 가족사의 왜곡! 후보자의 인격사망! 이를 통한 반대급부. 왜 이러한 추악한 모습이 계속 재현되는가? 승리에 대학 지나친 욕망 때문이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자! 이러한 추악한 모습은 결국 정치적 파장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이루어온 모든 것을 사망하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이 문제에 직접적 관련이 있는 정당, 후보자 그리고 후보자를 도왔던 모든 사람들의 도덕성이 땅바닥에 떨어진 이상, 이들의 前功은 이제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다. 이와 관련된 고사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戰國時代(전국시대), 秦國(진국)의 大將(대장) 白起(백기)가 韓(한)·魏(위) 양국의 군대를 대파하고, 趙國(조국)의 藺(린)을 점령한 뒤, 다시 魏國(위국)의 수도 大梁(대량)으로 進攻(진공)하였다. 이 때, 魏國의 策士(책사) 蘇?(소려)가 周?王(주난왕)에게 달려가 周王朝(주왕조)가 白起의 魏國 침공을 막아달라고 설득하였다. 그가 周?王에게 "만일 大梁(대량)을 지키지 못하면 周王室(주왕실) 역시 위협을 받을 것이니 대왕께서 白起에게 장군은 이미 큰 공을 세웠으나 만일 지금 다시 멀고 먼 大梁으로 출병하여 단번에 처부수지 못하면 '전에 세웠던 공적이 모두 의미 없게 될 것이니(前功盡滅: 전공진멸)' 병을 핑계로 魏國을 공격하지 말라고 말씀만 하시면 됩니다."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이때 周王室은 이미 아무런 힘이 없었기 때문에 蘇?의 주장 역시 실효를 거두지 못하였다. '前功盡滅'을 지금은 '前功盡棄'로 쓴다.

일국의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후보자들은 경력, 연륜, 인품, 지식을 갖추기 위한 많은 노력을 경주했을 것이다. 그리고 국민들은 그들의 발자취를 세밀히 살피고 신뢰하는 후보자를 선택한다. 만일 이러한 허위 사실이 서거 이전에 밝혀졌더라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배득렬 충북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보라! 사실을 조작한 사람은 꼬리자르기라고 항변하고, 그를 이용했던 인물들은 나는 모르는 일이라 회피한다. 그러나 국민들은 안다. 아니 모른다고 쳐도 좋다. 그러나 허위와 거짓으로 욕망을 채우려 할 때 벌어지는 추악한 사안은 결국 이전의 성취조차 유지할 수 없게 만든다. 이것은 인간의 常道(상도: 변하지 않는 원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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