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청주시립미술관 개관 1주년 관장·학예팀장
젊은 작가 양성 프로그램 절실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지난 1일 청주시립미술관(옛 KBS 자리·사직동)이 개관 1주년을 맞았다. 지역미술관으로서는 조금 늦게 출발한 점도 있으나 앞으로의 전략과 계획에 대해 연규옥 관장과 이윤희 학예팀장에게 행정적인 부분과 더불어 충북의 미술 상황을 진단해 봤다. / 편집자


# 연규옥 관장 인터뷰

7월 1일이 청주시립미술관 개관 1주년이었다. 관장으로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면?

연규옥 청주시립미술관장 / 이지효

지난해 개관한 미술관의 기반시설을 닦는데 힘쓰고 있다. 작품을 보관할 수 있는 수장고라든지 노인, 장애인 분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엘리베이터 시설 설치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인프라 기반 위에 청주시민의 공립 미술관으로 거듭날 것이다. 또한 타 도시와 경쟁력에서 차별화를 통해 충북에 있는 청주시립미술관이 있다는 것을 부각시킬 것이며 국내·외서 찾아 미술을 볼 수 있게끔 한단계 높여나갈 계획이다.

청주시에서 바라는 미술관의 목표로 그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지?

첫 개관전으로 청주출신 작고 작가들을 조명했고 우리 지역의 청년 작가들의 육성 정책을 고민하고 있으며 국제교류의 확장도 신경쓰고 있다. 앞으로 계획대로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건물이 드러나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어 아직 청주시민들이 미술관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다른 홍보전략이 있다면?

언덕 위에 위치해 있는 지리적 여건때문에 도로에 배치한 이정표 및 밑에서도 '아 저기가 시립미술관이구나'라고 볼 수 있게 신경썼다. 또한 초·중·고·대학을 찾아다니며 기관장 면담 및 자유학기제 체험을 통해 관람할 수 있도록 홍보에 힘쓰고 있다. 이제 하반기에는 자유학기제 체험에 중점을 둬 미술사나 인문학 강의 등 전시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해 주말에는 교육 키트를 제작해 체험할 수 있도록 다가가겠다.

대청호미술관이나 미술창작스튜디오는 학예사 단 1명의 인원으로 관리되고 있어 타 미술관보다 인력풀이 약하다. 충원계획은?

청주에는 대청호미술관, 미술창작스튜디오, 오창전시관 등으로 미술관 분관이 많다보니 인력이 분산돼 그렇게 느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그래서 학예사 뿐만 아니라 에듀케이터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예술교육의 비중이 커지는만큼 인력 확보 요청을 해놓은 상태다. 하지만 총액인건비제도 때문에 바로 확보되지는 않겠지만 정확한 조직진단을 통해 인력이 충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이윤희 학예팀장 인터뷰

청주시립미술관 이윤희 학예팀장/김용수

개관전이었던 '여백의 신화전/ 한국현대미술의 초기역사를 쓰다/김복진, 김기창, 박래현, 정창섭, 윤형근, 박노수, 김봉구' 이후 전시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번 1주년 전시는 어떤 전시가 있는지?

(개관 1주년 기념 전시라는 타이틀을 단 것은 아니지만) 일주년에 해당되는 시기에 '그림 없는 미술관'이 개최됐고 개관1주년 기념일인 7월 1일에는 자축하는 기념행사 '시네마천국' 음악회가 개최됐다.

개관전이 청주 출신 작고작가 가운데 한국현대미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작가들을 모아서 했던 전시라면, 이번 전시는 청주시립미술관이라는 장소 그 자체를 테마로 한 전시였다. 청주시립미술관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청주시립미술관은 방송국 건물을 리모델링한 것이어서 미술관 용도로 지어진 건물들과 공간 구성과 특성이 매우 다르다. 이번 전시는 우리 미술관의 공간 구석구석을 다시 보게 만드는 프로젝트였다. 직관적으로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설치 작품을 통해 시민들에게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미술관 공간들을 친근하게 볼 수 있게 만드는 전시로 기획된 것이다. 설치미술이라는 현대미술의 주요 경향을 보여주는 전시이면서 동시에 대중적인 전시로 대중들이 현대미술에 재미를 느낄만한 여러 요소들을 일부러 강조했고, 어린이들부터 노인들까지 반응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한국 지역 미술관으로서 거의 마지막에 등장했는데 앞으로 여타의 미술관과의 차별화 전략이 있다면? 이와 함께 충북 현재의 미술 상황은 어떠한지?

청주시립미술관은 다른 시립미술관과 길게는 20년의 시간차가 있다. 아주 늦은 출발이지만 후발 주자로서 장점도 있다. 다른 공립 미술관들이 거쳐온 여러 가지 시행착오들을 거치지 않고 짧은 시간 내에 궤도에 오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지역에 기반한 공립미술관이 해야 할 일 중에서 가장 큰 임무 중 하나는, 서울 중심으로 치우친 미술사의 기술(記述)과 평가를 조정하는 일이다. 청주는 물론이고 충북 전체에 공립미술관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우리나라 미술의 역사에서 충북미술은 거의 빠져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주와 충북 미술의 미술사적 사료를 수집하고 전시로 그 의의를 보여주고 전국 단위로 홍보함으로써 우리나라 미술 전체의 역사에 충북미술의 의의를 정립하는 것이 우리 미술관의 역점 과제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미술관의 기조를 대중들에게 흥미롭게 제시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다.

현재 충북미술의 상황은 그다지 활기가 있는 상황이라고 보기 어렵다. 일단 대학들이 미술 관련 학과를 통폐합하거나 줄이는 상황이기 때문에 젊은 작가들의 양성이 예전에 비해 오히려 위축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청년 작가들이 지역에 머무를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도 본다. 이런 시점에서 미술관이 할 일은 지역미술의 젊은 활기를 진작하는 것으로, 7월 25일에 오픈하는 다음 전시 '내일의 미술가들'이 바로 그러한 전시이다. '내일의 미술가들'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지역 청년작가들을 지원하는 전시이다.

지금까지는 지역에서 활동을 열심히 하더라도 그것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분위기 때문에 중앙으로 활동무대를 옮기고자 하는 흐름들이 있었다면, 이제부터라도 지역 거점 미술관을 중심으로 미술사적 의의를 만들어나가는 단초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충북이 타 미술관보다 다른 점이 있다면 분관이 많은데 분관에 대한 특징과 이를 더 지역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계획은?

청주시립미술관 본관은 ▷청주미술사 정립 및 한국미술 선도하는 전시 추진, 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은 ▷작가발굴 공모전 및 가족단위 프로그램 추진,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는 ▷입주작가 창작활동 지원 및 아웃리치 프로그램 추진, 오창전시관은 ▷접근성이 쉬운 대중적 전시 추진할 계획이다.

앞으로 청주미술관의 향후 계획이 있다면? / 전시, 컬렉션, 시민프로그램, 국제교류전 혹은 네트워크전 등

미술관의 전시는 즉흥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계획과 연구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내년에도 청년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전시와 충북 청주 미술의 의의를 정립하는 성격의 전시를 지속할 계획이다.

또한 우리 미술관은 전시는 물론 다양한 시민 대상 교육프로그램들을 운영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현대미술 이론 관련 강좌들은 물론, 미술관 작품해설사(도슨트)를 양성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할 예정이다.

소장품을 수집하는 것은 미술관의 가장 주된 임무 가운데 하나이다. 청주시립미술관은 소장품 수집 5개년 계획을 수립했고 계획에 따라 청주 미술사에 의미가 있는 작품들을 점차적으로 수집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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